전두환 손자 전우원 "할아버지는 죄인·학살자…대신 사죄"

광주 방문해 5·18 유족과 피해자 등과 만나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 대표와 면담에 앞서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가족 김길자씨.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가 31일 "제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라며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 광주시민 등에게 사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과 피해자 등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할아버지 전씨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으로 흐르게 했다"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가족들뿐 아니라 저 또한 추악한 죄인"이라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또한 죄악이라고 생각하지만, 광주시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사죄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삶을 의롭게 살아가면서 제가 느끼는 책임감을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회개하고 반성하고 살아가겠다"고도 했다. 

5·18 유족과 피해자 등과의 만남 이후 전씨는 5·18 기념문화센터 인근에 있는 5·18 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을 방문한다. 이곳은 광주시가 1999년 5·18 기념공원을 조성하면서 만든 추모공간으로, 5·18 피해 보상을 받은 사망자, 행방불명자, 부상자 등 피해자 4천296명의 이름이 적힌 명패가 있다.

또 그는  5·18 단체장들과 함께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8일 미국 뉴욕에서 귀국한 전씨는 인천공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38시간 만에 석방됐다. 석방 직후 광주를 찾은 전씨는 하루 동안 호텔과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며 5·18 단체와의 만남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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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