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핵탄두 800m 상공에서 터뜨린 北...

18~19일 김정은 부녀 참관하 '핵반격 훈련'
김정은 명령 하달→준비→발사·기폭 시연
히로시마 원자폭탄도 600m 고도에서 폭발
사거리 800㎞ "원산에서 日 본토 타격 가능"
국방부 차관 "북한 주장, 검증 필요" 신중론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지난 19일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핵반격 가상종합전술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뉴시스 조선중앙TV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모의 핵탄두를 실어 800m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시연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혈통'의 상징인 딸 주애는 이 장면을 지켜봤다. 북한이 SRBM의 상공 폭발 실험을 하면서 구체적 고도까지 밝힌 건 처음이다. 한미일 3개국이 안보 공조를 강화하며 대북 억제력을 키워가자 북한도 "언제든 핵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며 역량을 과시한 모양새다. 한반도의 강대강 대치 구도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은 지난 18~19일 김 위원장과 딸 주애가 참관한 가운데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했다. 통신은 이번 훈련이 전술핵 운영의 숙련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일선 부대가 이미 실질적 핵공격능력을 보유했으며 숙련도 향상을 위한 종합훈련이 필요한 단계임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은 "중대한 사명을 언제든 신속 정확히 수행할 준비"
북한군의 이번 훈련은 핵반격의 모든 과정을 시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훈련은 크게 △김 위원장의 핵공격 명령을 일선 부대에 신속하게 하달해 준비시키는 첫째 날 훈련 △지휘받은 대로 전술탄도미사일을 실제 발사해 원하는 고도에서 기폭시키는 둘째 날 훈련으로 나눠 진행됐다. 김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은 지금껏 SRBM을 발사해 제대로 날아가는지 또는 정상 폭발하는지만 검증해왔다"면서 "김정은의 명령부터 탄도미사일 발사와 비행, 기폭 등 전 과정을 시연한 건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핵 보유 국가라는 사실만으로는 전쟁을 실제적으로 억제할 수가 없다"면서 "실지 적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 태세를 완비할 때라야 전쟁 억제의 중대한 전략적 사명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훈련의 '결정적 순간'은 19일 오전 진행한 전술탄도미사일의 핵폭발조종장치 및 기폭장치 작동 시연이었다. 모의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이 사전 입력한 높이에서 정확히 터지는지 실험해 성공했다는 뜻이다. 국내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발사한 기종은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된다. 이 미사일에는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 측은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된 전술탄도미사일을 800㎞ 사거리에 설정한 동해 목표 상공 800m에서 공중폭발시켜 핵탄두부의 핵폭발 조종장치와 기폭장치의 동작을 검증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의 실험용 탄두부를 공중폭발시켜 핵탄두의 실전 사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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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