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주지사, 자택서 괴한에 피살…마르코스 대통령 "극악무도한 범죄"

민간인 5명도 함께 피살

▲ 로엘 데가모 필리핀 네그로스 오리엔탈 주지사
필리핀 중부 네그로스 오리엔탈주(州) 로엘 데가모 주지사가 군복을 입은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데가모 주지사가 팜플로나시(市)에 있는 자택에서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공격용 소총으로 무장하고 군용 위장 조끼를 입은 최소 6명의 남성이 3대의 SUV에서 내린 뒤 집 앞에서 총격을 가했다. 이 지역은 극렬한 정치적 경쟁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피살된 주지사의 부인인 재니스 데가모 팜플로나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마을 주민 5명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정의를 요구하며 "남편이 그런 식의 죽음을 당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데가모 주지사는 부서장들과 함께 주말 유권자들에게 봉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총 10명의 용의자가 현장을 탈출한 후 SUV 차량을 버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안 검색대를 설치하고 용의자들을 색출하기 위해 지방 전역에서 수색에 나섰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가난한 마을 주민들이 의료 및 기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데가모 주지사의 집 앞에 모이면서 발생한 이번 총격을 비난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 정부는 이 비열하고 극악무도한 범죄의 가해자들을 법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당국이 많은 정보를 수집했으며 이제 이 살인 사건의 배후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사법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있다"며 주동자와 가담자들을 향해 "우리는 당신을 찾을 것이다. 지금 항복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데가모 주지사의 피살 사건은 지역 정치인들조차 정부의 강력한 총기 폭력과 싸우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총기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앞서 지난 달 필리핀 남부 라나오델수르주(州)의 현지 주지사는 호송차량이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고 그의 경호원 4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괴한과의 교전 과정에서 용의자 중 한 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최근 북부 아파리시(市)의 부시장 승합차에서 경찰제복을 입은 괴한들이 총격을 가해 부시장과 5명의 동료들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들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AP통신은 범죄, 수십 년 동안 지속된 무슬림과 공산주의 반란, 그리고 다른 안보 문제들은 지난해 6월에 취임한 마르코스가 물려받은 주요 문제들 중 하나라고 보도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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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