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귀화’ 린샤오쥔, 빨강 점퍼 입고 한국 땅 밟았다

▲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린샤오쥔(임효준)이 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으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린샤오쥔(27·한국명 임효준)이 4일 2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이날 입국 소감에 대해 “경기를 마치고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린샤오쥔은 서울 목동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중국 대표팀 동료와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검정 마스크를 끼고 붉은 대표팀 점퍼를 입은 모습이었다. 린샤오쥔이 공식적으로 한국 땅을 밝은 건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공항에는 수십명의 팬들이 몰려있었다. 이들은 린샤오쥔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미리 준비한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도 다른 대회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회를 준비하듯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목표와 한국 땅을 다시 밟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경기를 마치고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이후 긴장한 표정을 지으며 빠른 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린샤오쥔은 오는 10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린샤오쥔이 국내에서 뛰는건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기 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린샤오쥔은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간판 선수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듬해인 2019년 동성 후배 선수의 바지를 내리는 장난을 쳐 강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제 추행 혐의 재판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간 선수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결국 그는 2020년 6월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후에도 한동안 국제대회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헌장 때문이었다.

린샤오쥔은 올해 시즌이 돼서야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제무대에 나왔다. 그는 지난 달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22-2023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남자 500m 5차 대회와 6차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당시 그는 코치들과 안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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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