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 기능 있다던 식기세척기, 배송 후 보니 '자연건조'
와디즈펀딩 제품가격 30% 할인해주는 척 부풀려 소비자 기망
소비자를 기만하는 허위과장광고를 집중 저격하는 유튜브 채널 ‘사망여우’는 최근‘SK매직 참교육 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SK매직이 와디즈 펀딩을 통해 판매한 식기세척기가 사전에 공지한 내용과는 전혀 달리 ‘건조’ 기능이 없는 깡통 식기세척기였다고 밝혔다.
SK매직은 와디즈펀딩을 통해 20만원대로 평생 설거지 탈출, 빠른 건조를 위한 자동문열림 기능장착, 여름철 UV살균까지 가능한 무설치 식기세척기를 판매했다.
해당 제품은 판매가 29만7000원으로 8억3180만9000원의 최종 펀딩 금액이 모였으며, 3334명의 서포터가 생길 정도로 대박을 쳤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는 심각한 허위과장광고가 담겼다.
SK매직은 펀딩 페이지를 통해 ‘국내유일 자동 문 열림+UV건조’라는 표현을 쓰며 “손타지 않아요. 건조까지 완벽하게 책임져요”라고 제품을 홍보했다.
또 ‘손과 마음을 좀더 쉬게 합니다’라는 표현으로 편리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세척과 식기세척을 비교하는 이미지를 통해 손세척은 스트레스와 육체피로를 부르고 살균, 건조, 위생이 모두 안 좋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식기세척의 경우 스트레스와 육체피로도 없고 할애시간도 3분으로 짧으며 세척력과 살균, 건조, 위생 모두 좋다고 홍보했다.
SK매직의 이런 제품 홍보를 접한 많은 소비자들은 기꺼이 펀딩에 동참했다. 펀딩 완료 후 순차적으로 제품을 받은 소비자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SK매직이 그렇게 홍보했던 ‘건조’ 기능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Sk매직은 식기세척의 장점에서 건조가 가능하다고 표기했고, ‘국내유일 자동문 열림+UV건조’라면서 건조까지 완벽하게 책임을 진다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실제 이 제품은 건조기능이 없었고 식기세척 이후에 자동으로 문이 열리면서 자연건조가 되는 방식이었다.
상품 상세 페이지를 자세히 보면 “식기세척기 돌린 기억 깜빡? 괜찮아요. 자동문열림으로 알아서 자연 건조!”라는 표현이 나온다. 교묘하게 건조기능이 사실은 자연건조인 것을 표기한 것이다.
이에 소비자의 불만이 쏟아지고 환불 요구가 빗발쳤지만, 펀딩을 진행한 와디즈는 “UV, 자연건조 기능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펀딩금 반환이 어려울 것으로 확인됩니다”라고 밝혔다.
소비자를 열 받게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유튜버 사망여우에 따르며 이 펀딩은 완료 후 2주에서 2개월 정도의 배송이 걸렸다. 허위과장광고를 한 것도 부족해 SK매직은 펀딩 배송이 완료도 되기 전에 해당 제품을 위메프에 판매한 것이다.
게다가 위메프에 판매된 제품은 와디즈 펀딩 제품보다 기능이 추가된 상위 모델이었다. 이제품은 와디즈 펀딩에선 없었던 ‘열풍’건조 기능이 포함된 제대로된 식기세척기였다.
SK매직은 와디즈에서는 건조기능이 없는 식기세척기를 판매하고 위메프에서는 건조기능이 있는 제대로된 식기세척기를 판매한 것이다. 판매 가격은 38만9000원이었다.
소비자의 항의에 SK매직은 “위메프에 올라온 모델은 와디즈 펀딩 모델과 외형은 같으나 기능이 다른 모델로 가격이 더 비쌉니다. 현재 해당모델은 바로 받아볼 수 없으며, 배송도 와디즈 리워드가 끝난 후에나 진행됩니다”라고 답변을 했다.
분명 위메프에 판매한 물건은 38만9000원으로 와디즈 펀딩에서 판매한 제품의 29만7000원보다 비싼 물건이다. 그렇기에 더 좋은 기능이 탑재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SK매직은 한가지 실수를 했다. 와디즈 펀딩에서 밝인 제품의 가격은 42만9000원이었다. 42만9000원의 제품을 펀딩을 통해 슈퍼얼리버드에게는 30% 할인된 29만7000원에 판매한다고 한 것이다. 하위 모델임에도 상위 모델보다 가격이 더 비쌌다.
SK의 해명대로라면 와디즈 펀딩에서 밝힌 제품의 가격 42만9000원은 거짓이다.
사망여우는 영상에서 “SK매직은 실제로 42만9000원에 판매하지도 않을 식기세척기를 꼭 많이 할인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소비자를 속인 것”이라며 한 판례를 언급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종전에 출하한 일이 없던 신상품에 대하여 첫 출하시부터 종전가격 및 할인가격을 비교 표시해서 (소비자가) 물품 구매동기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가격 조건에 관하여 기망이 이루어진 것은 상술의 도를 넘은 위법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SK매직이 실제로 판매하는 정상가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한 다음에 가격을 할인해준다고 속여서 판매한 것은 위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사기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망여우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진짜 ‘정상가’를 모를 수 밖에 없지만, 이번에 소비자를 너무 무시했던 SK매직이 딱 걸리게 됐다”고 비난했다.
결국 SK매직은 소비자 항의가 이어지자 “와디즈 서포터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고 공식 사과를 하고 모든 구매자들에게 환불을 해주거나 추가금 없이 상위모델로 교환 등의 보상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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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