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 태국 골프장서 검거... 李변호사비 대납 의혹

해외도피 8개월만에

▲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에서 검거된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작년 5월 말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한 지 8개월 만에 붙잡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후 7시50분쯤 김 전 회장을 태국 현지에서 체포했다. 수사팀은 현지 경찰과 협조해 현지 골프장에서 김 전 회장을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도 함께 체포됐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중국으로 64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72억원)를 밀반출해 북한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재명 경기도’ 시절 이화영(구속 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도움을 받아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남북경협 사업에 합의한 대가로 이러한 거액을 북측에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북한과의 사업 협약 성과 등을 ‘주가 조작’을 위한 용도로 썼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을 때 거액의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도 수사받고 있다. 이외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작년 5월 검찰이 쌍방울그룹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하기 직전 해외로 도피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 측이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압수수색 정보를 몰래 빼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작년 8월 김 전 회장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치에 들어갔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도 요청했다.

김 전 회장이 해외 도피 중에도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 업소 여성 종업원을 태국으로 부르거나 필리핀 등지에서 거액의 도박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이 일자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지난 8월 태국 검찰총장을 만나 김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날 김 전 회장 체포 역시 태국 정부 측과 협조하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태국과 2001년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