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김만배 극단 선택 시도…“나 때문에 여러사람 고통”

본인 차안서 발견… “생명 지장 없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사진)가 14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지난해 10월 구속 직전 대장동 관련 화천대유 내부 자료 등을 대거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인 ‘헬멧남’ 최우향 씨에게 맡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본인 소유 차량에서 극단 선택 시도

14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50분경 경기 수원시 한 대학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김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김 씨 변호사의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김 씨를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김 씨는 목 부위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김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곳은 본인 소유의 차량 내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최근 검찰이 그의 주변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강제 수사를 진행하자 상당한 압박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날 그의 20년 지기인 최 씨를 비롯해 화천대유에서 금고지기 역할을 한 이한성 대표가 체포된 것이 극단적 시도의 방아쇠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헬멧남’에 화천대유 내부 자료 전달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지난달 말부터 최 씨를 잇달아 불러 조사하면서 최 씨가 보관하던 화천대유 내부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지난해 김 씨가 구속되기 직전 김 씨로부터 화천대유 비자금 조성 정황 등이 담긴 내부 문건을 대량으로 건네받아 최근까지 맡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씨를 조사하면서 해당 자료의 성격과 취득 경위 등을 추궁했다고 한다. 또 검찰은 13일 최 씨를 체포하면서 서울 서초구에 있는 최 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은 최 씨 자택 등에서 확보한 화천대유 내부 자료를 분석하면서 김 씨를 상대로 대장동 비자금의 조성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 씨가 2020년 2월∼2021년 10월 3차례에 걸쳐 천화동인 1호로부터 80억 원을 받아간 것 역시 자금 세탁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최 씨는 지난해 김 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도시락을 직접 공수했고, 지난해 10월 1차 구속영장 기각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구치소 앞으로 마중을 나가 ‘헬멧남’으로도 불렸다.

검찰은 이한성 대표의 경우 김 씨의 지시를 받아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어 보관해 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이 현금과 수표 등으로 나뉘어 약 200억 원이 넘는 비자금으로 조성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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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