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쿠두스에게 결승골 포함한 2골 내주고 2-3으로 무릎…조별리그 1무 1패
조규성은 한국 선수 최초 월드컵 본선 '한 경기 멀티골' 기록
12월 3일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
조규성(전북)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는 새역사를 썼지만,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8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전반 24분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와 34분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에게 잇달아 실점해 0-2로 끌려간 한국은 후반 13분과 16분 조규성이 거푸 헤딩골을 터트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후반 23분 쿠두스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얻어맞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은 이로써 1무 1패(승점 1)가 됐다.
16강에 진출하려면 오는 12월 3일 오전 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조건 승리한 뒤 같은 조 다른 팀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10회 연속 및 통산 11회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날까지 4무 7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가나 국가대표팀과 역대 맞대결에서도 3승 4패로 열세에 놓이게 됐다. 월드컵에서 맞붙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8위이고, 가나는 이번 대회 본선에 참가한 32개국 중 가장 낮은 61위다.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 2-3으로 진 가나는 1승 1패(승점 3)인 상황에서 16강행 도전을 이어간다. 가나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우루과이다.
한국은 이날 가나를 맞아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주전 중앙수비수 김민재(나폴리)까지 투입했으나 전반 수비진이 크게 흔들리면서 연속골을 내줬다.
벤투 감독은 김민재가 뛸 수 있게 되면서 우루과이전과 마찬가지로 왼쪽부터 김진수(전북), 김민재, 김영권(울산), 김문환(전북)으로 포백 수비라인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바브)가 꼈다.
최전방에는 우루과이전에 선발 출전한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대신, 당시 교체 투입됐던 조규성이 선발로 나섰다.
손흥민(토트넘)이 안와 골절상을 딛고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채 또 한 번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고, 오른쪽 공격수로는 권창훈(김천 상무)이 배치됐다.
중원에서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위에, 정우영(알사드)이 아래에 서고,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공수 상황에 따라 위아래를 오르내렸다.
가나는 조르당 아유(크리스털 팰리스), 앙드레 아유(알사드) 형제를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와 스리톱으로 내세웠다.
쿠두스, 살리스 압둘 사메드(랑스), 토마스 파티(아스널)가 중원을 책임졌다.
포백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기디언 멘사(오세르), 살리수, 대니얼 아마티(레스터 시티), 타릭 램프티(브라이턴)가 배치됐다.
골문은 로런스 아티지기(장크트 갈렌)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초반 주도권을 쥐고 좋은 흐름을 탔다. 좌우에서 코너킥도 여러 차례 얻었다. 다만 득점 기회로 살려가지는 못했다.
이후 가나의 공격이 살아나던 중 전반 24분 일격을 당했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황인범의 반칙으로 프리킥을 내줬고, 조르당 아유가 올린 크로스가 경합 과정에서 골문 앞에 떨어지자 살리수가 왼발로 차넣었다.
앞서 공이 앙드레 아유의 팔에 맞았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했음에도 가나의 득점은 그대로 인정됐다.
이는 동료의 고의성 없는 핸드볼 이후 득점은 인정하기로 한 국제축구평의회(IFAB) 규칙에 따른 것이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흥을 탄 가나 선수들이 공세를 높였고 벤투호는 얼마 안 가 추가 실점했다.
전반 34분 조르당 아유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앞에 있던 쿠두스가 머리로 살짝 볼의 방향을 틀어 한국 골대 오른쪽 안으로 보냈다.
한국은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지만 전반 38분 권창훈의 호쾌한 중거리포로 분위기를 바꿔 보려 했다.
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알사드 정우영의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는 등 우루과이전에 이어 한 차례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 시작하며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을 나상호(서울)로 바꿔 전열을 재정비한 한국은 후반 8분 김진수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헤딩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경기는 물론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첫 유효 슈팅이었다.
비록 골문을 열지는 못했지만 이 슈팅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2분 권창훈을 빼고 이강인(마요르카)을 투입했고, 1분 뒤 교체 효과를 바로 봤다.
후반 13분 이강인이 가나 진영 왼쪽 측면에서 상대 공을 차단한 뒤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헤딩으로 골문에 꽂았다.
그러고 나서 3분 뒤 조규성의 머리가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왼쪽 측면에서 골라인을 벗어나는 듯했던 공을 김민수가 차 힘껏 올리자 조규성이 골문 앞에서 상대 수비 두 명 뒤에서 날아올라 머리로 받아 넣었다.
동점의 기쁨도 잠시. 벤투호는 후반 23분 가나의 쿠두스에게 한 골을 또 내줘 균형이 다시 깨졌다.
왼쪽 측면에서 멘사가 낮게 깔아 찬 공이 정면에 있던 윌리엄스가 헛발질해 오른쪽으로 흐르자 쿠두스가 왼발로 감아 차 김승규가 버틴 한국 골문을 뚫었다.
한국은 만회를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후반 30분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이강인이 왼발로 찬 프리킥은 골키퍼 선방에 걸리고, 이후 이강인과 김진수의 연이은 슈팅도 수비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후반 33분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을 불러들이고 스트라이커 황의조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총공세에도 가나 골문을 더는 열지 못했다.
후반전 추가시간이 10분이나 추어진 가운데 경기 종료 직전 한국이 코너킥을 얻었다.
그러나 주심이 바로 휘슬을 불어 경기를 끝내버렸고, 이에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강하게 항의하던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을 당하기까지 했다.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로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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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