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부위원장은 “특정 프로그램을 흉보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부연했지만,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은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걸로 인식되는 것 같다”며 사실상 비판적인 어조로 일관했다. 일각에서는 유력 당대표로 언급되는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과 여당의 MBC 기조에 맞춰 프로그램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1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언급하면서 “2005년부터 나라에서 돈도 투입하고 정책도 많이 만들었는데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는 구조적 문제인데 어떤 부분을 신경쓰는가’라고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인식”이라고 답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금 제가 어떤 프로그램을 흉보는 건 아니지만 ‘나 혼자 산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며 “그러면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걸로 인식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행복하다는 인식이 들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며 “모든 언론, 종교단체, 사회단체들이 함께하며 어떤 캠페인(을 하는 것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유명인사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 방송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통령·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MBC를 나 부위원장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기 전대 출마를 앞둔 나 부위원장이 정부와 여당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나 부위원장은 해당 인터뷰에서 MBC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지난번 국익을 훼손한 보도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며 “대한민국만큼 언론의 자유를 굉장히 강조하고 존중해주는 나라도 많지 않은데, 과연 대한민국 언론이 그만큼의 책임의식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 “저는 사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도 많이 당했다”며 “스트레이트라는 45분짜리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는 탐사기획 프로그램으로, 세 차례에 걸쳐 나 부위원장 자녀들의 스펙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는 “지금 당권 주자를 하겠다는 분들이 많으니 좀 지켜보겠다”면서도 “현재 맡고 있는 기후, 인구 대응에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또 여당이 잘 되어야지 국민들께서 믿고 신뢰하고, 여당이 대통령을 도와야 할 건 도와드리는 그 문제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흉보는 건 아니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사실상 ‘나 혼자 산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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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