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부담 호소에 계도 기간 두기로
일회용 물티슈 금지안은 전면 철회
“또다시 유예카드… 정책후퇴” 비판
정부가 24일부터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강화하되 단속은 1년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확대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24일부터 편의점과 제과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구매할 수 없게 된다. 비닐봉투 사용 금지 규정은 2019년 1월 면적 3000m² 이상 백화점, 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적용됐는데, 이번에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과 제과점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종이 재질의 봉투나 쇼핑백은 기존처럼 받을 수 있다.
카페, 식당 등 식품접객업소 안에서는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나 막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대규모 점포에서 비 오는 날 우산비닐을 비치하는 것도 금지된다. 지난해 12월 말 개정된 시행규칙에 따른 조치다.
시행규칙 개정 이후 소상공인 등 관련 업계는 규제 시행일이 다가올수록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어기면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1년간 단속하지 않는 계도 기간을 두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그동안 추진해 오던 식당 내 플라스틱 성분의 일회용 물티슈 사용 금지 방안은 철회했다. 그 대신 제조업체에 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해 물티슈 생산 감축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와 관련해 또다시 ‘유예 카드’를 꺼내들자 정책 후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 6월로 예정됐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 시기를 12월로 미루고, 시행 지역도 전국에서 세종, 제주로 축소했다. 한국환경회의는 이날 “이번 규제는 이미 지난해 말에 결정돼 시행일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있었던 것”이라며 “계도 기간을 설정하면서 사실상 규제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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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