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항모 레이건호 5일 한반도 작전구역 재진입
안보리 공개회의도 긴급 소집
한미일 외교차관 이달 중 도쿄서 협의
한국과 연합해상훈련 직후 떠난 미 핵항모가 한반도로 재출동한 것은 처음이다. 열흘 새 5차례의 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한껏 높아진 위협 수위에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이 강화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요구로 북한의 IRBM 발사를 논의하는 공개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항모강습단의 한반도 재전개는 매우 이례적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과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한미동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한미 정상의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미 전략자산 전개’ 합의에 따라 전날 북 미사일 도발 직후 한미 국방장관의 협의로 결정됐다. 양국 동맹 대비태세 강화는 물론 강력한 대북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합참은 “한미동맹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레이건호는 지난달 25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해 26일부터 나흘 간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이어 동해 공해에서 한미일 3국 대잠전 훈련을 펼친 뒤 미 7함대 사령부가 있는 일본 요코스카항으로 복귀한 상황이었다.
한미일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이날 마크 A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이 도발을 거듭할수록 동맹의 대응태세는 더욱 강력해진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밤 약 25분 간 전화통화를 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통화 직후 “(북한에 대한)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에 대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검토해야 한다”며 “안보 분야에서 (윤 대통령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꾀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미일 외교차관도 통화에서 후속 대책 논의를 위해 이달 중 도쿄에서 한미일 차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3국 국방장관 간 소통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 북핵차석대표는 이날 서울에서 오찬 협의를 갖고 기존 안보리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과 함께 유엔 안보리 차원 대응 등 향후 한미, 한미일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북한 미사일 사거리가 계속 증가하고 미사일 플랫폼이 달라지는 것은 7차 핵실험 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밟아가는 게 아닌가 판단한다”며 “한미 간 모든 레벨에서 실시간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전날 밤 지대지 미사일 5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