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또 발사.. 국군의날 도발은 처음

▲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처음 공개된 탄두 중량 최대 8t의 고위력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국군의날 방송 화면 캡처
군이 1일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전략무기인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처음 공개했다. 군은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 소개 부분에 이 미사일이 발사되는 영상을 8초가량 공개하면서 “세계 최대 탄두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대(TEL)에서 공중으로 튀어 올라와 점화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돼 눈길을 끌었다. 군은 이번에 공개한 미사일의 탄두중량 등 제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탄두중량이 최대 8t에 달하는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 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최근 일주일 새 4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 이 미사일은 350km를 날아갔다. 남쪽 방향으로 쏠 경우 윤 대통령 등이 참석한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린 충남 계룡대까지 타격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이 국군의 날 당일 탄도미사일로 도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군이 개발 중인 ‘괴물 탄도미사일’을 전격 공개했다.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겨냥해 강력한 대응 메시지를 발신한 것. 동시에 최근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무력시위에 나선 북한에 압도적 위력의 미사일을 공개해 그 도발 의지를 꺾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군이 이번에 공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극비리에 개발 중인 ‘한국형 3축 체계’ 중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 전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고도화는 국제사회의 핵 비확산체제(NPT·핵확산금지조약)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 동맹과 우리 군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탄두중량 너무 커 ‘콜드론치’ 적용된 듯

군은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진행되던 오전 11시 15분경 상영한 영상에서 KMPR를 설명하면서 8초가량 고위력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탄두중량 등 구체적인 제원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영상에서 군은 “세계 최대 탄두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충남 ADD 안흥시험장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은 공중에서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엔진이 점화된 뒤 솟구쳤다. 콜드론치는 압축 기체를 이용해 미사일을 튀어 오르게 한 뒤 엔진을 점화하는 방식이다. 통상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핵심 기술이지만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되는 지대지미사일인 고위력 탄도미사일에 적용된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군 관계자는 “탄두중량이 세계 최대인 이 미사일을 발사관에서 엔진을 점화하는 ‘핫론치(hot launch)’ 방식으로 쏠 경우 하중이 너무 커 TEL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콜드론치 방식을 적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ADD는 2020년대 중후반∼2030년대 초 실전 배치를 목표로 탄두중량 6t에 사거리 600km 이상의 ‘현무-5’(가칭)와 탄두중량 8t에 사거리 300여 km인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투 트랙’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지난해 9월에도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영상을 공개한 바 있지만 당시엔 기존 탄도미사일인 ‘현무-2’ 개량형이었다.

기존 ‘현무-2’와 유사한 형태인 이번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지하벙커 등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두부가 쐐기 형태로 제작됐다. 크기로 인해 하단부 날개도 발사 이후 펼쳐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통력을 극대화한 ‘벙커버스터’ 형태로 개발되는 이 미사일은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할 경우 전술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 사용된 ‘국군의 결의’ 소개 영상에선 중국군 장갑차(ZSL-92)가 삽입돼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실수를 인정하면서 “동영상 제작 과정에서 잘못된 사진이 포함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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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