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46억 횡령..어떻게 시작됐나 봤더니

4~7월 1억원 슬쩍..아무일 없자 뭉칫돈 추가 이체
공단 현금지급업무 전반 조사 시작 재발방지책 착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40억원대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부터 조금씩 시작된 횡령은 아무도 모르게 진행됐고 결국 이달 뭉칫돈으로 확대된 후에야 덜미가 잡혔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본부 재정관리실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최모팀장은 ‘채권압류’ 등으로 지급 보류됐던 진료비용을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에 걸쳐 1억원을 개인 통장으로 옮겼다. 의료기관에 지급돼야 할 요양급여 비용이었지만, 전산상으로만 지급됐다고 허위 기표하고 자신의 개인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이었다.


1억원이 아무도 모르게 이체되자 최팀장은 지난 16일 3억원을 추가로 옮겼고 닷새 뒤에는 42억원을 추가 이체했다. 6개월간 총 46억원을 개인 통장으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추가 확인과정에서 횡령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태다.

이같은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것은 요양급여를 받지 못한 의료기관이 공단으로 확인을 요청하면서였다. 공단은 지난 22일 조사에 착수했고 최팀장이 계획적으로 범죄를 벌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현재 공단은 원주경찰서에 최팀장을 형사고발 조치하고 계좌도 동결조치했다. 하지만 이미 최 팀장은 휴가를 내고 독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최대한의 원금회수를 위해 임시압류채권 가압류 조치 등 채권보전 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단은 이와 비슷한 범죄 여부를 밝히고자 현금지급 관련 업무 전반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선 상태다. 강도태 이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현금지급을 수행하는 부서에 대한 특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업무 전반에 대한 교차점검 프로세스 누락 여부를 점검하고, 고위험 리스크 관련 부서에 대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가 이뤄지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단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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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