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국왕 즉위 이틀 만에 직원 무더기 해고

왕세자실 비서 등 수십명에 통보
수십년간 함께 일한 사람도 포함
"국왕 거처 근무 기대했는데" 충격
찰스, 문서 서명하며 짜증 내기도
日정부 "장례식에 일왕부부 참석"

▲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 런던 AP연합뉴스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뒤를 이은 찰스 3세가 국왕으로 공식 선포된 지 이틀 만에 왕세자 시절 함께한 직원들을 한꺼번에 해고해 뒷말을 낳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찰스 3세의 왕세자 시절 거처인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일한 수십명의 직원이 무더기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찰스 3세의 최고 보좌관 클라이브 알더튼 경으로부터 서면으로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에는 가사 담당, 재무팀, 홍보팀 직원 등이 포함됐다.


해고 통보서에서 알더튼 경은 “클래런스 하우스는 문을 닫을 것이고, 따라서 클래런스 하우스에 기반을 둔 직책은 더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에게 개인적인 지원과 조언을 하는 특정 직원들의 자리는 유지될 것”이라며 “19일 국장이 끝난 뒤 협의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기준 클래런스 하우스에는 101명의 정규직 직원이 근무 중이다. 행정관 등을 포함해 비서관실에 31명, 나머지 3분의 1은 재무팀에 속해 있다. 집사 2명, 요리사 4명 등으로 구성된 가사도우미팀은 28명이다.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수십년간 일한 사람도 해고 명단에 다수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직원 중 상당수가 신임 국왕의 거처에서 근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터라 충격이 작지 않은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가디언에 “개인 수행비서들을 비롯해 모두 발끈했다”며 “지난 8일부터 모든 직원이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었는데 이 일로 직원들은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클래런스 하우스는 2003년부터 찰스 3세와 커밀라의 공식 관저로 쓰였다. 이곳은 클래런스 공작으로 불린 윌리엄 4세(1766∼1837)를 위해 1827년 지어진 저택으로 런던 세인트 제임스궁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새 국왕의 공식 거처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다. 1837년 이래로 영국 국왕이 상주하는 공식 거주지는 버킹엄궁이지만, 찰스 3세가 버킹엄궁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그가 버킹엄궁을 집무실로만 쓰고, 거처로는 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찰스 3세는 지난 10일 공식 즉위 때 문서에 서명하며 거듭 짜증을 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13일에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인근 힐스버러성을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는 도중 펜의 잉크가 흘러 손을 적시자 “너무 싫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빌어먹을 것은 못 참겠다”고 거친 말을 내뱉었다.


이날 오후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은 스코틀랜드를 떠나 런던 버킹엄궁에 도착했다. 여왕의 관은 버킹엄궁 보우 룸에 안치됐으며, 14일 오후 2시22분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로 옮겨진다. 이후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일반인 조문을 받는다.
일본 정부는 19일 여왕의 장례식에 나루히토(德仁) 일왕 부부가 참석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나루히토 일왕의 외국 방문은 2019년 5월 즉위 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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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