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몰고 온 '에너지 공포'..원전 활용·수요 효율화로 타개

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늪..한은 "당분간 적자 불가피"
2030년까지 원전 30%이상 확대..LNG 등 대체연료 공급 확대

▲ 지난 2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 수출은 566억7000만달러, 수입은 66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2022.9.2/뉴스1
수출 경제를 근간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른 우리나라 무역이 5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적자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무역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에너지가격 상승이다. 정부는 에너지 공급망에서 비롯된 무역 위기 타개를 위해 기존 원자력발전을 활용한 자체 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수입효율화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정책대안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수입가 상승'에 5개월 연속 무역적자…한은 "당분간 적자추세 지속"


우리나라 무역이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적자 행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월 –25억달러, 5월 –16억달러, 6월 –25억달러, 7월-48억달러, 8월 –95억달러로 5개월째 적자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에너지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액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부터지만, 견고한 수출 증가세가 수입액 증가분을 상쇄하며 월별 무역수지는 적자가 시작되기 전인 3월까지도 연쇄 적자를 기록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후 에너지·중간재 수입이 급증하고, 상대적으로 둔화세를 보이던 수출액 규모를 추월하면서 4월부터 본격적인 적자로 돌아섰다.

월별 수입실적을 보면 3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입액은 600억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4월 603억달러, 5월 632억달러, 6월 602억달러, 7월 653억달러, 8월에는 661억달러까지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 월별 수출액은 4월 579억달러, 5월 616억달러, 6월 577억달러, 7월 606억달러, 8월 567억달러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은 둔화하고, 수입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은은 지난 6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 및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경상수지의 경우는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무통관수출 증가, 본원소득수지 흑자 등으로 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당분간 월별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여건 개선 및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내 기반 제조업의 수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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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