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원전 일시 단전 '아찔'..러·우크라 "상대방 공격 탓"

전력망 차단.. 방사능 유출될 뻔

▲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자포리자 원전 원자로 6기가 보인다. AP뉴시스
유럽 최대 규모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서 포격에 의한 인근 화재로 전력망이 일시적으로 완전 차단되는 위기상황이 발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심야 연설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마지막 송전선이 훼손돼 자포리자 원전이 사상 처음으로 멈춰 섰다”며 “예비용 디젤 발전기가 즉각 가동되지 않고, 직원들이 즉시 대처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이미 방사능 사고를 감당하고 있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모든 유럽인을 방사능 재앙 한발짝 앞으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측은 단전 원인으로 지목된 인근 야산 화재에 대해 “우크라이나군 포격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AP통신은 원전에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냉각·안전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원자로 노심용융(爐心鎔融·멜트다운) 등 최악의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도 쓰나미(지진해일)로 인한 정전으로 냉각수 유입이 중단돼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발생하면서 일어났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자포리자 원전 통제권 반환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접근 허용을 러시아 측에 촉구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일 안에 원전 방문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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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