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덜기 위한 검사, 평생 마약한 적 없다"
19일(현지 시각) 핀란드 방송 YLE 등에 따르면 산나 마린(36)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마약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일주일 이내로 나올 것”이라며 “평생 마약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 우려를 덜기 위해 검사를 받은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은 전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된 파티 영상에서 시작됐다. 마린 총리가 가수·방송인·여당의원 등 유명인사 20여명과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나오고, 그가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무릎을 꿇는 등 격정적으로 춤추는 장면도 담겨있다.
문제가 커진 건 파티 참석자 중 한 명의 음성 때문이다. 핀란드어로 코카인을 뜻하는 은어 ‘밀가루 갱!’을 외치는 소리가 들린 것이다. 이에 야당 정치인들은 마린 총리의 마약 복용 의혹을 제기했고 약물 검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마린 총리가 해당 파티를 즐긴 뒤 헬싱키 한 나이트클럽으로 향해 새벽 4시까지 머물렀다는 보도가 추가로 나오며 파장이 일었다.
이번 논란에 마린 총리는 전날 기자들에게 “술 이외에는 어떤 것도 마시거나 복용하지 않았다”며 “나는 춤추고 노래하고 파티를 즐겼다. 이 모든 일은 완벽히 합법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 또래 많은 이들처럼 나는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이 있고 친구와 보내는 자유 시간도 있다”며 “(총리라고 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길 바란다”고 했다. 또 파티 중에도 업무 수행 능력이 유지됐으며, 일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면 파티장을 떠났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마린 총리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헬싱키 클럽에서 촬영된 마린 총리의 두 번째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진 탓이다. 여기에서 마린 총리는 한 팝스타와 껴안고 춤을 추는데, 특히 뒤이어 나오는 장면은 ‘팝스타가 마린 총리 목에 입맞춤하는 것 같다’는 추측을 부르고 있다.
이를 두고 마린 총리는 “친구와 춤을 추는 모습일 뿐”이라며 “(해당 장면은) 귀에 대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 현지 매체는 “당시 마린 총리가 술에 만취한 채 낯선 남자들과 춤을 추고 그들의 무릎 위에 앉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마린 총리는 34세이던 2019년 12월 핀란드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되며 당시로선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됐다. 이듬해 오랜 연인과 결혼했으며 4살 난 딸을 두고 있다. 그의 사생활과 관련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지난해 12월에는 코로나에 확진된 외무부 장관과 밀접 접촉을 한 뒤 업무용 전화를 집에 둔 채 클럽에 갔다가 사과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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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