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민연금연구원 월간 ‘연금이슈와 동향분석’ 제87호에 따르면, 신승희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인구·경제 여건의 변화와 국민연금 장기재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펜데믹이 인구 및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로 인한 최근 여건의 변화를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이후 혼인·출생의 감소, 사망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혼인 건수는 2020년 21만4000건으로 2019년 대비 10.7% 감소했다. 2021년에는 19만3000건(잠정치)으로 2020년보다 9.8% 줄었다. 2020년 출생아는 27만2000명으로 2019년(30만3000명) 대비 10.0% 줄었고, 2021년은 26만1000명(잠정치)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사망은 2019년 29만5000명, 2020년 30만5000명, 2021년 31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고령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사망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경제상황도 악화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6%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2.2%)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 원유·곡물 등 원자재가 상승 등 영향으로 2020∼2021년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로 2019년 0.4%보다 높다. 임금상승률은 2020년 0.5%에서 2021년 2.0%로 개선됐고, 고용률도 같은 기간 60.1%에서 60.5%로 나아졌지만, 국내외 감염병 확산세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국민연금 재정은 코로나19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19년 2222만명에서 2020년 2211만명으로 줄었다. 특히 지역가입자 규모가 2019년 723만명에서 2020년 690만명, 2021년에는 683만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납부예외자(연금보험료 납부 의무자 중 사업중단·실직·휴직 등으로 연금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 자) 비율도 2019년 45.3%에서 2020년 44.9%, 2021년 49.2%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수익률은 2020년 9.7%에서 2021년 10.8%로 회복됐지만, 2022년 초반에는 -2.7%로 악화했다. 보고서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위험을 추가로 증가시키거나 더 낮은 기대 투자수익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외에도 코로나19는 국민연금 가입자의 사망률, 장애, 은퇴 시점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단기적 변화는 물론 잠재적인 영향까지 제5차 재정계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2003년 이후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을 계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내년도 제5차 국민연금 제정개산을 시작한다면서 국민연금 개혁안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