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반지하주택' 사라진다…서울시 "주거용 허가중단"

반지하 거주가구 위한 안전대책 수립

▲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발달장애 가족이 침수로 고립돼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폭우로 반지하 주택 취약성이 드러나고, 인명사고까지 발생하자 서울시가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반지하 주택’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0일 기록적인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지하·반지하 거주가구를 위한 안전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서울에서는 지하․반지하를 사람이 사는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시는 장기적으로 서울 시내에서 지하․반지하 주택을 없애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정부와 협의를 시작한다. 시는 이번 주 중으로 건축허가 시 지하층은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도록 각 자치구에 '건축허가 원칙'을 전달할 계획이다.


'반지하 주택 일몰제'도 추진한다. 기존에 허가된 지하․반지하 건축물에 10~20년 유예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없애 나간다.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가 나간 뒤에는 더 이상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며, 이 경우 건축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마련한다.

시는 근린생활시설, 창고, 주차장 등 비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리모델링을 지원하거나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세입자가 나가고 빈 공간으로 유지되는 지하․반지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빈집 매입사업'을 통해 사들여 리모델링, 주민 공동창고나 커뮤니티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또한 상습 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을 대상으로 모아주택,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하여 빠른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이 지역 지하·반지하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기존 세입자들은 주거상향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입주 지원 또는 주거바우처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하·반지하, 쪽방, 숙박시설 등에 거주하는 주거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상담을 거쳐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주거상향사업을 시행 중이다.

서울시는 이달 내 주택의 3분의 2 이상이 지하에 묻혀있는 반지하 주택 약 1만7000가구를 우선적으로 현황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서울 시내 전체 지하․반지하 주택 20만 호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위험단계(1~3단계)를 구분해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 전문가, 기관과 함께 사례분석 및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2012년 건축법 제11조에 상습침수구역 내 지하층은 심의를 거쳐 건축 불허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이후로도 4만호 이상 반지하 주택이 건설됐다. 서울시가 한층 강력한 규제 방안을 내놓은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반지하 주택은 안전, 주거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주거취약 계층을 위협하는 후진적 주거유형으로 사라져야 한다”며 “이번만큼은 임시방편에 그치는 단기적 대안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보호하고 주거 안정을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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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