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 코로나19 풍토병으로 격하하는 첫 나라 될 것"

▲ 서울 시민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17일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을 찾아 산책을 하고 있다. 세계 보건전문가들은 한국이 높은 백신접종률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팬데믹에서 풍토병으로 낮추는 선도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P뉴시스
한국이 코로나19를 팬데믹이 아닌 '풍토병' 수준으로 낮춰 잡는 전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으로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성인 96%가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데다, 공중보건시스템에 대한 신뢰, 팬데믹에 대한 적절한 대응수단을 발판으로 팬데믹 상황을 벗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다시 급격히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들이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을 지목했다.

코로나19는 오미크론 하루 돌연변이인 스텔스오미크론(BA.2)이 전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주종으로 자리잡으면서 다시 확산세다.

유럽은 이미 감염자 수가 정점을 찍고 서서히 하강하는 분위기이고, 미국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 한국, 풍토병 격하 선도국
그러나 높은 백신 접종률 속에서도 신규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한국은 이제 다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한국은 인구 수를 기준으로 한 감염자 수가 이미 미국과 영국이 팬데믹 정점을 치닫던 때에 비해 3배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코로나19를 가장 위험한 팬데믹에서 풍토병 수준으로 급을 낮추기 시작했다.

WSJ은 미국, 영국,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서구 국가들이 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하면서 코로나19를 계절성 인플루엔자 같은 풍토병으로 격하하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아시아에서 그 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감염자 수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병원 입원, 사망자 비율은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 샌프란시스코) 의대 교수이자 감염병 의사인 모니카 간디는 "한국은 풍토병으로 전환하는 첫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전세계에서 성인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공중 보건시스템에 대한 높은 신뢰와 팬데믹에서 탈피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치명률, 인플루엔자 수준에 접근
7일 이동평균치를 기준으로 한국의 3월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인구수를 감안할 때 미국과 영국이 정점을 치달을 때보다 3배 많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한국인 3명 가운데 1명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치명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국가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0.13%로 미국과 영국 코로나19 사망률의 10분의1도 안된다.

이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사망률 0.05~0.1%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 아시아 국가들, 코로나19 방역규제 해제
WSJ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감염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규제를 하나 하나씩 내려 놓고 있다면서 코로나19를 팬데믹에서 풍토병으로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전체 인구 백신 접종률이 92%에 이르는 싱가포르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중단했고,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외국에서 들어와도 격리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주 "코로나19와 싸움이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했다"면서 "코로나19와 함께 살기라는 결정적 전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팬데믹 기간 국경 문을 닫아 걸었던 호주도 다시 문을 열고 있다. 국경 재개방과 함께 입국전 필수 요구사항이었던 PCR 검사도 폐지했다.

일본도 오미크론 감염 둔화 속에 지난주 코로나19 규제를 모두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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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