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반성통한 쇄신만이 국민에 다가갈수 있는길"
"반론 용납않는 강고한 진영논리"
과거 '문파' 조 의원 겨냥해 "국힘의힘 가라" 탈당 촉구하기도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직을 수락했다. 조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내로남불' 논란과 이를 대응하는 민주당을 겨냥해 지속해서 쓴 소리를 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문파' 로부터 '문자 폭탄'에 시달리는 가 하면, 당 내부를 향해 비판할 때 아예 '국민의힘으로 가라"는 탈당 권유에도 시달렸다. 또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조 전 장관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옹호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도 시달린 바 있다.
그런 그가 다시 한번 당 쇄신 목소리를 낼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 의원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던 '문파'가 이번에는 어떤 대응을 할지, 또 조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대책위원직 수락의 변'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선 패배의 원인은 사실상 민주당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부족한 저희에게 과분한 지지를 보내줬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월등한 역량에 힘입어 민주당의 여러 못난 점에도 불구하고 초박빙의 승부까지 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문제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지난 5년 동안 조국 사태와 서초동 시위, 시·도지사들의 성추행 사건, 위안부 할머니들의 공적 가치를 사유화했다고 의심받는 윤미향 사건, 위성정당 사태 등을 거치며 우리 당의 도덕성과 공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반론을 용납하지 않는 당 내부문화가 정착돼 그때마다 강고한 진영논리로 덮이면서 민주당은 더 개혁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은 세력으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그럼에도 당 쇄신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작년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과정에서 오만과 무능 그리고 내로남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음에도 반성하지 않았고, 반성이 없었으니 쇄신은 더더욱 없었다"고 평가했다.
대선과 관련해서는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께서는 저희에게 '공정하지 않고 공익을 추구하는 것 같지도 않으니 더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그래도 야당보다는 유능하니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선거에 임했다"면서 "당연히 정권교체의 도도한 흐름에 밀려 캠페인 내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당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성공" '문파' 조응천 어떻게 대응할까
조 의원은 그간 문재인 대통령 강성 지지층에 시달렸다. 문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문파' 세력을 어떻게 설득하고 또 이를 민주당의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비상대책위원직을 수락한 조 의원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021년 4월29일 조 의원은 문파를 맹비판하며 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나서기도 했다. 당 쇄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70만 권리당원 목소리가 2000명 강성 지지층에 다 묻혀버리고 있다"며 "비주류 쇄신파가 (당내에) 생겨야 내년 대선에 우리가 희망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원팀'이라고 말하는데 뒤집어 생각하면 '친문 원보이스'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방법론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강성 지지층은 인정을 안 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다 보니 다른 방법이다 싶으면 문자폭탄을 날린다"고 비판했다.
당시 조 의원이 공개한 문자 내용에 따르면 '당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성공입니다, 축하합니다', '그쪽 일당들하고 다 같이 탈당하고 민주당 이름 더럽히지 말아라', '검은머리 짐승' 등 조롱과 모욕성 메시지가 전부다.
조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내로남불' 사태에 대해서도 같은해 4월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문제는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당 주류 세력들은 기득권을 붙잡고 변화를 거부하며 민심보다는 소위 '개혁'에 방점을 두는 것 같아 힘들다"며 "당이 점점 재보선 패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에도 조 의원의 이런 발언은 '문파'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그는 거듭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문파가 아닌 국민들께도 다가가서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당 소속 의원들을) 좀 놓아달라"며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육두문자나 욕설 등의 험한 말로 점철된 문자폭탄을 의원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행동에 대해 여론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고, 문자폭탄에 따라 의원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에는 더욱 좋지 않게 바라본다"며 "그런데도 굳이 '문자 행동'을 계속 하면 민주당과 문파에 대해 민심이 호감을 갖겠는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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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