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단일화 철회' 승부수..3월3일까지 아무도 모른다

안 후보 "단일화 성사 못된 책임은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주장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제시했던 야권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요청에 윤 후보가 일주일간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자 자신의 길을 가겠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안 후보는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댱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더 기다리는 것은 저 자신은 물론 저를 아껴주시는 당원 동지들과 전국 지지자 모두에게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다.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 당당히 경쟁하자"고 했다.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안철수 "철수 조롱 감수하며 단일화 제안했는데…尹, 대답 없어"

안 후보는 "저는 지난 13일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의 적임자인지를 가려보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완주 의사를 여러차례 분명히 밝혔음에도 저에게 단일화 꼬리표를 붙이려는 정치환경과 구도를 극복하려는 고육지책이었다"며 "또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는 "고심 끝에 또 철수하려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감수하며 일주일 전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 제안 승부수를 던졌지만 윤 후보는 일주일 간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며 "오히려 윤 후보 뜻이라며 제1야당 이런 저런 사람 껴들어 제 단일화 제안 진정성 폄하하고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는 저희 당 불행을 틈타 상중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댱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국민의힘에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단일화 제안으로 혼란을 느낀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양해 말씀을 드린다. 단일화가 성사 못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물론 저에 대한 비판 소지도 있을 것이다.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며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이 분열과 갈등을 끝내고 통합과 미래로 갈 수만 있다면 과학과 실용 시대를 열 수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손해 보더라도 바른 길을 가겠다"고 완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단일화 논의, 원점으로…3월3일까지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로써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윤 후보는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방식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자대결에서 압도적 지지율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경선 방식'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기류가 강했다.


다만 안 후보가 단일화 카드를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란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지지부진한 단일화 협상을 재촉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안 후보는 이날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새롭게 단일화를 제안해도 받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이제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지금 또 다시 처음부터 새롭게 실무자간 협상을 해서 (단일화의) 큰 그림을 정하고 후보끼리 만나기에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큰 방향에 대해 신뢰하는 실무 선에서 대략적 이야기를 나눈 다음 후보 간 이야기를 나누는 게 순서"라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거듭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안 후보가 물리적 시한 문제를 거론했을 뿐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안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짧은 전화통화를 나눴으며 단일화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물밑 협상은 계속 될 수 있다.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에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이달 28일 전까지 또는 다음달 4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일 전날까지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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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