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후보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사과 여부를)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 10일 할 말을 했다”며 ‘지켜본다’는 답변의 주체는 “(대통령과 청와대) 둘 모두 해당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중앙일보 인터뷰(2월 9일자)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죠, 해야죠. (수사가) 돼야죠”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에 따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인 10일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ㆍ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는 입장문을 직접 작성해 발표시켰다.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윤 후보가)답을 주면 되고, 그러면 오늘이라도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그리고 14일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의 독자 예산권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검찰 힘빼기’에 초점을 뒀던 문 대통령의 권력기관 개혁안을 사실상 부정하는 내용의 공약이 발표되자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을 향한 정치보복을 실행할 제도적 구상”(임종석 전 비서실장), “오직 검찰 공화국만을 위해 정부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겠다는 것”(윤건영 민주당 의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반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대선 후보의 주장에 청와대가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관련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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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