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권오수 구속..윤석열 부인 수사 속도낼 듯

▲ 도이터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권오수 회장이 16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16일 구속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공모 혐의에 대한 수사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회장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열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회장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외부 세력을 ‘선수’로 동원하며 주식 1599만주를 불법 매수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법정에 들어가고 나올 때 취재진이 ‘주가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 ‘김건희씨와 알고 지냈느냐’고 물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검찰이 권 회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김건희씨가 2010~2011년 권 회장의 주가 조작에 자금을 댔다는 의혹의 수사에도 추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지난달 20일 “주식 전문가로 소개받은 사람에게 거래를 맡겼다가 손해를 보고 회수한 것이 사실관계의 전부”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씨를 소환할 경우 국민의힘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검찰은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혐의를 탄탄하게 다진 뒤 김씨를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크다. 김씨에게 주가 조작 공범 혐의를 적용하려면 구체적인 역할을 분배받아 실행한 사실이 증명돼야 한다.

권 회장의 범죄사실이 적힌 구속영장 청구서, 앞서 기소된 공범들의 공소장에는 김씨와의 공모 혐의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김씨가 주가조작에 참여했다는 결정적 진술이나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와 달리 검찰이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고 권 회장의 범죄사실에서 김씨와 관련된 내용을 일단 제외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권 회장을 기소할 때는 김씨와 관련된 혐의를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된 권 회장을 상대로 김씨가 주가 조작을 인지했는지, 얼마나 가담했는지,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조작에 ‘선수’로 참여한 이모씨가 검찰에서 어떻게 진술하느냐도 중요하다. 이씨는 윤 후보 측이 ‘주식 전문가로 소개받은 사람’이라고 언급한 인물이다. 이씨는 2010년 2월 권 회장으로부터 김씨를 소개받아 약 10억원이 들어있는 김씨의 증권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다. 이씨가 지난달 6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하자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74)도 김씨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통정매매한 의혹이 있어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정매매란 매수인과 매도인이 주식 매매 수량·시기·가격을 사전에 정해 거래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불법 행위다. 최근 검찰은 김씨와 최씨가 동일한 시간에 주식을 거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가 수십여개 기업들로부터 부당하게 협찬을 받은 의혹, 김씨가 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헐값에 매입한 의혹도 수사 중이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