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방역규제 완전해제 앞두고 확진자 접촉해 자가격리

보건장관 양성판정 뒤 2인자 재무장관과 함께
'격리면제 시범사업' 이용해 계속 출근 타진
"그들 위한 규정 따로 있냐" 뭇매맞자 계획 철회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오른쪽)과 리시 수낙 재무장관(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규제 완전해제를 추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이며 존슨 총리뿐 아니라 리시 수낙 재무장관도 자가격리한다.

내각 1인자와 2인자에 방역을 책임지는 장관까지 격리자가 된 것이다.

존슨 총리는 대유행 초기인 작년 4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바 있다.

영국 총리실은 국민보건서비스(NHS)로부터 존슨 총리와 수낙 재무장관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이 접촉한 확진자가 누군지 총리실이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전날 자비드 보건장관이 신속검사에서 양성판정이 나왔다고 밝힌 터라 그 때문으로 추정됐다.

자비드 보건장관은 전날 신속검사에서 양성판정이 나와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집에서 격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NHS가 획진자 접촉자로 분류한 사람은 열흘간 자가격리해야한다.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은 NHS와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S)이 진행하는 '접촉자 일일검사 시범사업'에 참여해 집무실에서 업무를 계속하려다가 비판이 거세자 계획을 철회했다.

해당 시범사업은 증상이 없는 접촉자를 대상으로 일주일간 매일 아침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 음성이 나오면 격리의무를 면제하고 집에서 나와 필수활동은 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내용이다.

이에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이 특혜를 받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자유민주당 에드 데이비 대표는 "그들을 위한 규정이 따로 있나 보다"라면서 "의료인력과 대중교통 종사자, 교사들도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시범사업이) 소수 특권층만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는 "(존슨 총리 등은) 자신들이 만들고 내 지역구민에게 따를 것을 요구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라면서 "현 정부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국민을 경멸했다"라고 비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자가격리할 예정으로 총리와 장관들 간 회의는 원격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델타(인도발) 변이에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는 상황임에도 19일 방역규제를 완전히 해제하기로 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사적모임 규모 제한이 사라지며 병원과 공항 등 일부 장소를 빼고는 1m 이상 거리두기 규정도 없어질 예정이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