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8.3% 비교해 큰 폭 하락
코로나19 기저효과 사라진 영향
경제활력 여전, 8%대 성장 유력
외부 악재는 미세조정으로 대응
최대위협은 미국, 디커플링 주목
중국 경제가 2분기 들어 큰 폭으로 둔화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진 탓으로, 경제적 연착륙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분기 성장률 18.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블룸버그(8.0%)와 로이터(8.1%) 등 시장 전망치와는 엇비슷했다.
예견됐던 일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1분기 중국 경제는 6.8% 역성장했다. 그 기저효과로 올 1분기 성장률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부터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은 3.2%였다.
관심은 연착륙 여부에 쏠린다. 2분기 성장률 예측에 성공한 중국은행연구원은 3분기 전망치를 6.3%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8.4%로 제시하는 등 대부분의 기관이 8% 이상의 성장을 예상한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6.0% 이상'을 훨씬 상회한다.
6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각각 8.3%와 12.1%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상반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2.6%로 예상치(12.1%)를 넘겼다. 경제적 활력이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국제 원자재가격 급등 등 악재는 상존한다.
인민은행은 지난 9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인하해 1조 위안(약 177조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기로 했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유동성 대량 공급을 의미하는 '대수만관(大水漫灌·물을 쏟아붓다)'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통화정책 수단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운용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내외 변수를 감안해 미세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에 대한 최대 위협은 미국이다.
최근 디디추싱이 뉴욕 증시에 상장한 뒤 중국 당국의 고강도 제재에 직면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중 갈등이 격화할수록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고조된다.
미국은 비교 우위에 있다고 자신하는 자본시장과 첨단기술 영역에서 중국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경제적 디커플링이 현실화할 경우 더 부담을 느낄 쪽은 중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외부의 불안정·불확실 요인이 비교적 많고 국내 경제 회복도 불균형하다"며 "안정적인 회복·발전의 기초를 견고히 하려면 여전히 노력이 필요하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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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