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만으론 안된다" 이스라엘, 델타 변이에 '속수무책'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왼쪽 사진)과 화이자 백신(오른쪽 사진)의 접종 준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백신 선진국'으로 불렸던 이스라엘의 감염자도 급증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천1118명을 기록했다. 현지 보건부는 신규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선 것은 4개월 만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서는 전체 인구 930만여 명 가운데 56%에 해당하는 522만여 명이 2회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빠른 백신 접종률에 힘입어 이스라엘 정부는 한때 실내 마스크 착용 등의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 조치가 해제된 사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지난달 초에는 한자릿수에 불과했던 일일 확진자 수가 천 명을 넘어가는 사태가 벌어지며 우려를 사고 있다.

델타 변이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중국과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된 변이 바이러스이다. 그 전파력은 영국에서 발견된 알파 변이보다 64% 높아서, 여태껏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가장 전염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백신 접종으로 델타 변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으나 완전하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앞서 영국 공중보건국에서는 2차 접종까지를 마쳤을 때 델타 변이는 화이자 백신으로 87.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으로 59.8%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률인 91.3%와 81.5%보다 낮은 수치다. 두 백신 모두 1회차 접종만을 마쳤을 때에는 델타 변이 예방률이 30%대에 그쳐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스라엘의 경우 대다수의 성인이 백신을 접종한 덕에 확진자 증가세 대비 중증 환자 및 사망자 수의 증가세는 소폭에 그쳤다. 그러나 반대로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 중증 환자의 60% 이상이 백신 접종자라는 점은 여전히 우려를 낳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이 당국자들이 희망하는 것보다 약하다"며 "백신이 어느 정도로 도움이 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은) 상당히 약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백신이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것으로 사람들이 믿지만 그렇지 않다"며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델타 변이의 직격탄을 맞은 또 다른 국가인 영국은 19일(현지시간)을 기점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영국은 지난달 21일부터 모든 규제를 해제할 계획이었으나,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이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델타 변이의 확산이 뚜렷한 가운데 영국의 정책을 두고 세계 곳곳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5만여 명을 넘어선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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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