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약국에서 시작해 한국 제약업계의 신화를 이룩한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다.
경기 김포 출신인 고 임회장은 통진고등학교와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서울 동대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임성기 약국’을 차렸다. 이후 1973년 ‘임성기 제약’을 설립하고 그해 회사 이름을 한미약품으로 변경했다.
고 임회장은 복제약 개발이 일색이던 국내 제약업계에서 신약계발 붐을 일으킨 인물로 통한다. 2015년 업계 최초로 이뤘던 수조원대 규모의 신약물질 기술수출 성공으로 ‘바이오 붐’을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고 임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후보물질에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감행하는 경영 방식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최대 20%를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 20년간 R&D에 투자 누적 금액은 2조원에 달한다.
2015년 한 해에만 총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에 잇달아 성사시키면서 한국을 제약 강국 반열에 올린 공이 있다. 이듬해 2800여 명에 달하는 전직원에게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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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