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김부겸 청문보고서 채택 안한다"..문대통령 연설에 반발

"문 대통령, 임명 강행하겠다는 것..형식적인 보고서 채택 못 해"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서병수 위원장은 10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서 위원장은 이날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특별연설에서 청문회에서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이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며 "이 말은 인사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것이고, 저는 위원장으로서 형식적인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김 후보자가 적합한지 아닌지 따질 생각은 없다"며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서 위원장은 "대통령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야당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고 임명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인사청문회가 형식적으로 흘러가게 된다. 형식적인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다는 것이 위원장으로서 제 입장"이라고 했다.

서 위원장은 "김 후보자 가족의 라임펀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배우자 관련 컴퓨터 유지·보수 업체의 수의 계약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명하지 못한 점 등 도덕성 문제가 있고, 대선을 앞두고 총리로서 정치적 편향성이 뚜렷해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데 부적격하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재요청하지 않겠는가. 그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이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한번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 위원장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면 여당은 적격하다고 할 것이고, 야당은 부적격 의견을 넣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할 것인데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서 위원장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갑론을박하고 있는데, 그 추이를 지켜보고 양당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며 야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한 장관 3명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늘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불발되면 청와대는 11일부터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재요청할 수 있으며, 서 위원장이 다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경우 국회의장이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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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