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서 대선 실무조직 구상.."복심은 없다"며 내부혼선 사전차단
'엘리트' 벗고 야성 강조할 듯.."고건‧반기문 전철 밟지 않는다"
'별의 순간'을 잡으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대권행보를 뒷받침할 조직에 '서울대법대‧충암고‧검사 출신'은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철저한 공사(公私)구분 원칙을 조직 구성에도 반영한다는 것이다.
10일 데일리안 보도에 의하면, 그는 대선무대에 오르기 위해 필수적인 조직을 구상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윤 전 총장의 한 주변 인사는 "최근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대선에 필요한) 조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직의 구성과 관련해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 법대와 충암고 동문은 물론 자신이 27년 간 몸담았던 검찰 출신 인사를 최대한 배제하고, 인적 외연을 넓히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측근'으로 통하는 인사를 두지 않고 지인들과 대선플랜을 짜는데 조언을 얻고 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한 지인은 "언론에 나오는 윤 전 총장의 측근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인은 있지만, 측근이나 복심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권을 향하는 과정에서 측근이나 복심을 자처하며 내부혼란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신과의 인연을 내세워 동의 없이 출간된 책들이 잇따르고, 측근이라며 등장하는 각종 언론보도와도 무관치 않다.
◇외교관 중용했던 반기문 '타산지석'…법조인 부족한 유연성 보강
윤 전 총장의 조직 구상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가 '타산지석'으로 작용하고 있다. 방점은 법조인 위주의 조직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강화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그동안 법조인이나 외교관을 비롯한 관료출신들이 정치권에 뛰어들면 특유의 경직된 사고와 문화가 발목을 잡아왔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반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대권무대에 깜짝 등장하며 김숙 전 유엔대사와 김원수 전 유엔 사무처장 등 외교관 출신 측근그룹을 대선조직 전면에 포진시켰다. 외무고시 기수에 따라 상위부터 조직도가 펼쳐지는 구조였다.
당시 반 전 총장은 20일만에 대권도전 중도 포기를 선언하며 "내가 너무 순수했다"고 했고, 캠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조직이었다"고 복기했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활동한 여권 관계자는 "측근이라는 외교관들이 모여서 대선전략을 구상했으니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선 따라 밟지 말아야할 발자국이다. 법조인 출신이나 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유연하게 외연확장을 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도 누가 더 탄탄하고 폭넓은 조직을 구축했느냐가 대선 행보를 가른다는 데 이견이 없다.
◇엘리트 벗지 못한 이회창‧고건 '반면교사'…공정 내세워 野性 발휘
윤 전 총장에게 '엘리트 검사' 이미지는 극복해야할 또 다른 과제다. 반 전 총장은 물론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다 중도 포기한 고건 전 국무총리도 '엘리트 관료' 출신이었다. 고 전 총리는 회고록 <국정은 소통이더라>에서 "나는 직업정치인이 아니었다. 당에 들어가 구태 정치에 몸을 담그기는 싫었다. 언론은 '권력 의지가 약한 비정당 정치인의 중도하차'라고 했다.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고 전 총리 스스로 엘리트로서 야성(野性)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도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주류 엘리트 이미지가 발목을 잡았다며 실패를 자인했다. 이는 사법고시를 거친 엘리트검사 출신인 윤 전 총장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윤 전 총장이 '검사'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다. 현재 그의 고공 지지율은 외압에 굴하지 않고 서슬 퍼런 권력에 맞선 검사로서의 궤적이 시대정신인 공정과 맞아떨어져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대선포스터에 '검사' 문구는 작게 쓰이는 대신 '공정'이라는 단어는 굵은 글씨로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대선경쟁에 뛰어들려면 이전투구가 난무하는 흙탕물에 몸이 젖을 각오를 해야 하는데, 정치 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이 감당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선에 필수적인 조직과 돈을 어떻게 마련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윤 전 총장 측은 야권 재편의 윤곽이 어느정도 잡힐 때까지 이 같은 '과제'를 풀며 잠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야권 중진 의원은 "이제 대선은 돈과 조직으로 치르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바람이 불면 그쪽으로 사람이 모이는 것이고, 돈은 군중동원이나 대규모 캠프가 필요 없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서두르지 않고 타이밍을 보는 그 자체가 상당히 정치 감각이 있다"며 "과거 측근과 머리로 하던 엘리트 출신들의 정치와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했다.
10일 데일리안 보도에 의하면, 그는 대선무대에 오르기 위해 필수적인 조직을 구상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윤 전 총장의 한 주변 인사는 "최근 공부에 매진하면서도 (대선에 필요한) 조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직의 구성과 관련해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 법대와 충암고 동문은 물론 자신이 27년 간 몸담았던 검찰 출신 인사를 최대한 배제하고, 인적 외연을 넓히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측근'으로 통하는 인사를 두지 않고 지인들과 대선플랜을 짜는데 조언을 얻고 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한 지인은 "언론에 나오는 윤 전 총장의 측근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지인은 있지만, 측근이나 복심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권을 향하는 과정에서 측근이나 복심을 자처하며 내부혼란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신과의 인연을 내세워 동의 없이 출간된 책들이 잇따르고, 측근이라며 등장하는 각종 언론보도와도 무관치 않다.
◇외교관 중용했던 반기문 '타산지석'…법조인 부족한 유연성 보강
윤 전 총장의 조직 구상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가 '타산지석'으로 작용하고 있다. 방점은 법조인 위주의 조직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강화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그동안 법조인이나 외교관을 비롯한 관료출신들이 정치권에 뛰어들면 특유의 경직된 사고와 문화가 발목을 잡아왔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반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대권무대에 깜짝 등장하며 김숙 전 유엔대사와 김원수 전 유엔 사무처장 등 외교관 출신 측근그룹을 대선조직 전면에 포진시켰다. 외무고시 기수에 따라 상위부터 조직도가 펼쳐지는 구조였다.
당시 반 전 총장은 20일만에 대권도전 중도 포기를 선언하며 "내가 너무 순수했다"고 했고, 캠프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조직이었다"고 복기했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활동한 여권 관계자는 "측근이라는 외교관들이 모여서 대선전략을 구상했으니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선 따라 밟지 말아야할 발자국이다. 법조인 출신이나 학연 등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유연하게 외연확장을 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도 누가 더 탄탄하고 폭넓은 조직을 구축했느냐가 대선 행보를 가른다는 데 이견이 없다.
◇엘리트 벗지 못한 이회창‧고건 '반면교사'…공정 내세워 野性 발휘
윤 전 총장에게 '엘리트 검사' 이미지는 극복해야할 또 다른 과제다. 반 전 총장은 물론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다 중도 포기한 고건 전 국무총리도 '엘리트 관료' 출신이었다. 고 전 총리는 회고록 <국정은 소통이더라>에서 "나는 직업정치인이 아니었다. 당에 들어가 구태 정치에 몸을 담그기는 싫었다. 언론은 '권력 의지가 약한 비정당 정치인의 중도하차'라고 했다.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고 전 총리 스스로 엘리트로서 야성(野性)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도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주류 엘리트 이미지가 발목을 잡았다며 실패를 자인했다. 이는 사법고시를 거친 엘리트검사 출신인 윤 전 총장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윤 전 총장이 '검사'라는 단어를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다. 현재 그의 고공 지지율은 외압에 굴하지 않고 서슬 퍼런 권력에 맞선 검사로서의 궤적이 시대정신인 공정과 맞아떨어져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대선포스터에 '검사' 문구는 작게 쓰이는 대신 '공정'이라는 단어는 굵은 글씨로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대선경쟁에 뛰어들려면 이전투구가 난무하는 흙탕물에 몸이 젖을 각오를 해야 하는데, 정치 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이 감당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선에 필수적인 조직과 돈을 어떻게 마련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윤 전 총장 측은 야권 재편의 윤곽이 어느정도 잡힐 때까지 이 같은 '과제'를 풀며 잠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야권 중진 의원은 "이제 대선은 돈과 조직으로 치르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바람이 불면 그쪽으로 사람이 모이는 것이고, 돈은 군중동원이나 대규모 캠프가 필요 없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서두르지 않고 타이밍을 보는 그 자체가 상당히 정치 감각이 있다"며 "과거 측근과 머리로 하던 엘리트 출신들의 정치와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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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