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의원 출신 김우남 마사회장, 측근 특혜채용 반대 직원에 욕설 논란

노조 "부당지시·갑질" 사퇴 촉구
마사회 "김 회장 부적절 언행 사과"

▲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측근의 특혜 채용을 지시하고, 직원에게 폭언과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마사회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달 취임한 김 회장은 전직 보좌관 A씨를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특별채용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로 비서실장 채용이 어렵다”는 취지로 보고하자 욕설과 막말을 퍼부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새X·X마·X식·X’ 등의 거친 말을 직원에게 여과 없이 내뱉었다.

마사회 회장이 비서실 직원을 뽑을 수 있게 한 마사회 내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 개선 권고에 따라 이를 적용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인사 담당 직원이 이 규정을 설명하자 김 회장은 “이 X끼야! 그 근거가 없잖아? X마”, “합의가 아니잖아, 이 X아” 등의 폭언을 했다.


이후 인사 담당자는 상급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에 의견을 물어 특채가 힘들다는 답을 받은 자료를 제시했다. 이런 내용을 보고하자 김 회장은 “이 새X가 이게 뭐, 넌 이것만 해도 벌을 받아야 돼”, “X마. 그럼 근거가 남나?” 등의 막말을 했다. 결국 김 회장은 해당 측근을 비서실장 대신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월 700만원의 급여가 나오는 자리다.


김 회장은 또 ‘개방형 직위 공모 형태의 채용을 검토하라’는 추가 지시를 내렸으며, 다른 전직 보좌관을 지속가능말산업발전위원회 총괄 간사역으로 위촉할 계획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사회 노조는 “(김 회장이) 특별채용의 어려움을 보고한 간부들을 몰아세우며 부당한 지시를 강요했다”며 “최근 고위 간부의 사표 제출도 이런 부당 지시와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또 “김 회장은 간부와 직원들에게 막말과 갑질을 해대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련의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김 회장은 17·18·19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마사회장으로 취임할 때 정치권 낙하산 논란이 거셌다. 19대 국회의원 임기 때엔 마사회를 피감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맡았다. 당시에는 마사회의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마사회 내부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마사회 측은 “김 회장이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사과했다”며 “개방형 직위 공모 채용을 검토한 것은 비상근의 경우 활동에 한계가 있어서 검토만 한 것이고, 실제로 실행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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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