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로 끌려가던 미군에 밥 해 먹이기도..참전용사 희생에 감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거주 중인 원로배우 김지미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건립에 써달라며 2만달러(약 2천270만원)를 기부했다.
김지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들어설 예정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를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건립위원회가 30일 전했다.
김지미는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소중한 목숨을 바쳐 희생하신 용사들을 기리는 역사적인 보훈 사업에 동참하게 돼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 북한군에 포로로 끌려가던 미군을 직접 목격한 일화를 떠올리면서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전쟁의 비극을 상기할 때마다 참전 용사들에게 한없는 존경과 감사를 드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중 부모님이 정미소를 해서 손이 묶인 채 끌려가던 미군 포로들에게 밥을 해 먹인 적도 있다"며 "그들이 밥을 먹으며 고마워하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고 회고했다.
1960∼70년대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린 김지미는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여배우이자 산 증인이다. 2000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끝으로 영화계를 떠나 2002년 미국에 정착했고 현재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풀러튼의 힐크레스트 공원에 조성되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는 작년 8월 착공식을 했고, 오는 9월 완공 예정이다.
별 모양의 조형물 5개로 구성되는 이 기념비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3만6천여 명의 모든 이름이 새겨진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