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세수결손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가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6조원 규모의 기금을 동원하는 것과 관련 "감사원 감사 청구, 재정청문회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가재정법에 따른 여유 재원 활용"이라고 맞섰다.
또 여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의 부동산 매입자금 출처와 올해 경제성장 전망 등에 대해 신경전을 벌였다. 구글코리아와 애플코리아 등 다국적 기업의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에 대한 종합국감에서 "정부의 세수결손 관련 대응에 대해 유감이다"며 "감사원의 감사청구 또는 재정청문회도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종합 국감에서 올해 29조6000억원의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6조원의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보고했다. 4조~6조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2조~3조원 규모의 주택도시기금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재정 대응 방안을 보면 국회에 대해 약속을 어긴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예산은 국민의 돈이고 (정부가) 관리하는 것인데 마치 기재부가 마음대로 재정을 주무르고 있어 문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국회와 사전 논의 없이 세수 재추계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는 항의도 나왔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에 국정감사는 이날 오전 40여분간 중지됐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게 국회랑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냐. 언론에 미리 알리고, 국민께 알리고 국회에 사후 통보하는 것"이라며 "세번씩이나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했으면 사전에 협의했어야 한다"고 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도 "언론을 통해 국회는 다 내용을 알고 있다. 보고에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도 "갑자기 발표하는 것은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최선의 결단"이라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재정은 지속가능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국채 발행 없이 국가재정법에 따라 여유 재원과 가용 재원을 최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정부에서 국회에서 확정된 예산을 임의로 깎자는 건 아니다"라며 "어떤 측면에서는 국회에서 확정한 세출 예산을 최대한 차질없이 집행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 재추계에 따른 재정 대응방안을 두고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방안과 가용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비교해봤을 때 후자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며 "(국채 발행으로)국가채무를 늘리는 건 미래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대외신인도도 악화시킨다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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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