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열심히 억척같이 눈부시게 살아오신 저희 어머님의 70년을 부정하지 말아주세요’란 제목으로 국민청원이 지난 3월 4일 올라왔다. 청원기간은 다음달 4일까지다. 현재 14명이 동의했다.

“35년간 연락이 두절됐다가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가 국민연금공단에 어머니가 받고 있는 연금을 자신에게 나눠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어머니가 받고 있던 월 33만원의 국민연금 중 25만원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43살에 70넘은 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있는 노총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국민청원을 하게 된 이유를 “35년 전 저희 가족을 버린 아버지와 그로인해 너무 힘들어하시며 살아온 어머니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어린 시절 가난하게 살았던 대를 언급하며 “찢어지게 가난 했던 초등학교시절 잦은 불화로 아버지는 저희를 버리고 나갔다. 당시 살고 있던 단칸방 사글세 비용을 못내 어머니는 저희 형제 손을 잡고 주인 아주머님 앞에서 무릎꿇고 비셨던 기억이 난다“고 토로했다.

어머니는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공사판 막노동, 본드냄새 가득한 신발공장에서 하루 15시간씩 일을 하셨고, 아주 작은 리어카를 가지고 붕어빵 장사도 하셨다. 크게 화상을 입은 일도 있었지만 병원 갈 돈이 없어서 집에서 물수건만 대고 있었고 약국 가서 빨간약 사다가 발랐었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 했다.

2016년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게 되었고“이 이후로 서로의 재산에 대해 어떤 요구도 할 수 없음을 명시하는 바이다” 라고 서류에 명시되 있었지만 올해 2월,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아버지가 국민연금을 나눠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청원인의 어머님은 5년째 연금을 월 33만 원 씩 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런 경우는 국민연금이 생긴 이래 두 번째다”고 전하며 “이혼 후 대부분 여자쪽에서 남자쪽으로 연금을 나눠달라고 신청을 한다. 이렇게 남자 쪽에서 여자쪽으로 연금을 나눠달라고 하는경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그 동안 아버지가 연금을 내는데 기여를 하지 않았다는 걸 중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것을 증명하기 어엷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편 어머니는 2016년도 이혼서류를 증거로 제출했지만 “연금은 귀속된 재산이라고 할 수 없어서 안 된다”고 청원했다.

청원인은 마지막으로 “이건 너무하다. 입학·졸업 때 몽당연필 하나 공책 한권 보낸 적 없는 사람에게 평생 어머님이 부어 만든 연금을 나누어 준다니 억울하고 원통해서 저도 어머님도 매일이 힘들다”고 도움을 청했다. 이 사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