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주 칼럼 “이춘기 이사장이 마포를 떠나야 하는 이유”

▲ 마포시민연대 이경주 회장

마포가 시끄럽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을 둘러싼 잡음이 함성으로 커지고 있다. 시장이 생계 터전인 상인들은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마포 시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언제든 어떤 물건이든 싸게 살 수 있었던 농수산물시장. 마포구민의 호주머니와 장바구니 사정을 가장 잘 알아주는 농수산물시장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명하다. 이춘기 마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아집과 점령군 언행, 막무가내식 업무처리 때문이다. 이춘기 이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시장 안팎에서 그가 다농마트를 내보내려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소문은 곧 현실화가 됐다. 시장 내 마트 운영을 이춘기 이사장의 친구가 설립한 경보유통이 맡은 것이다. 경보유통은 이전 임대료의 5배, 이전 보증금의 20배가 넘는 금액으로 낙찰받았다. 상식적으로 계산하면, 이 금액으로 마트를 운영하려면 서민 대상 시장에서 백화점이나 편의점보다 비싸게 팔아야 겨우 수지를 맞출 수 있다. 이춘기 이사장은 “최고가 경쟁입찰은 전 세계적으로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투명하고 가장 공정한 입찰시스템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나라장터를 살펴보라. 최고가 또는 최저가 낙찰이 얼마나 있는지. 개가 웃을 일이다.

이춘기 이사장의 거짓말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구정질의에서 경보유통을 전혀 모르는 업체라고 말했다. 경보유통 설립자인 조행관 씨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딱 잡아 뗐다. 증인이 한두 명씩 나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이 이사장은 조행관 씨를 알긴 아는 사람인지만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알게 된 사람이라고 말을 바꿨다. 구민들과 구의회 의원들을 농락했다. 과연 마포시민 누가 믿을까.

이제라도 이춘기 이사장은 마트운영 업체로 선정된 경보유통과 인적 관계에 대한 실체를 명백하게 털어놔야 한다. 수사에 들어간 대한민국 검찰·경찰은 바보가 아니지 않은가. 통화내역 조회만 해도 바로 밝혀질 일이다.
 
경보유통의 자본금은 1천만 원이다. 사무실도 없다. 현 다농마트 자리에 주소를 옮겨 놨다. 이춘기 이사장 친구인 조행관 씨의 사무장이 대표이사이다. 이러저래 진동하는 구린내를 정작 이춘기 이사장만 못 맡고 있는 꼴이다. 마포구민은 적어도 다농마트 정도의 자본력과 유통 노하우로 양질의 생필품을 최저가에 공급할 수 있는 건실한 업체를 원하고 있다.

마포구민이 원하는 자격과 능력을 갖춘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바로 이춘기 이사장의 업무이다. 책임이다. 그러라고 공단 이사장에게 고액의 급여와 판공비를 주는 것이다. 본인의 능력이 안 되면 4명에서 7명으로 늘린 비상임이사들을 활용하라. 비상임이사들의 급여가 아깝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춘기 이사장은 잘못을 시인하고 마포(공단)를 떠나야 한다. 이춘기 이사장과 김재연 상임이사는 여권 유력 정치인이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사실이라면, 유력 정치인의 정치 생명마저 위태로워질 거 아닌가. 위험을 키우고 있다. 더 큰 폭탄이 터지려 한다. 이춘기 이사장이 마포를 떠나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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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