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소환통보..피의자신분 전환
이 지검장 기소시 총장후보 멀어지나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출국금지 관련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혐의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전히 이 지검장은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여서, 향후 수사 결과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후임 인선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는 전날 이 지검장에게 일정 기간 내에 피의자 신분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요청서를 보냈다. 18일 검찰로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지난주와 이번 주 초에 이은 세 번째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다. 수사 실무상 고소장이나 고발장이 접수되면 형식상 피의자 신분이 된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출국금지 사건 관련 당시 수사무마 의혹 부분에선 이 지검장 조사만 남은 상황이다.
지난해 1월 인사로 전국 최대 지방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지휘하게 된 이 지검장은 줄곧 윤 총장 뒤를 이을 차기 총장 후보 1순위로 꼽혀왔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기용되면서 검사장으로 발탁된 이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핵심 요직을 잇따라 맡았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 지검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재직했다.
하지만 지난해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사퇴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이 과정에서 김욱준 당시 1차장 검사가 사표를 내면서 조직 장악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태다. 만일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으로 이 지검장이 재판에 넘겨져 피고인 신분이 될 경우,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도 그동안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2006년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근무한 경험이 있는 조 차장 역시 이번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대검 차장에 기용됐다. 하지만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당시 추 장관에게 ‘한 발만 물러나달라’고 요청하면서 항의 대열에 동참해, 차기 총장 인선에서 멀어질 것을 감수하면서 입장을 낸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최근 검찰 중간간부 인사 논의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는 자리에서도 “임의적 핀셋 인사는 하지 말 것을 (법무부에) 강력히 요청한 상태”라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오는 7월 윤 총장이 2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 사법연수원 동기인 23기 고검장급 인사들이 줄지어 검찰을 떠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울 지역 검찰청의 한 간부급 검사는 “차기 총장 인선이 되면 검찰에 남을 23기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이 전임인 문무일 전 총장에서 사법연수원 다섯 기수를 건너뛰며 ‘파격 발탁’ 됐기 때문에, 동기인 23기 중에서 또 한 명의 총장이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검 차장, 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과 함께 차기 총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서울고검장을 맡고 있는 조상철 고검장도 23기다. 조 고검장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여의도고 후배이기도 하다. 윤 총장 임명 직후 인사에서 대검 차장을 맡았던 강남일 대전고검장도 같은 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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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