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의정부지방법원에 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검찰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관련된 추모공원 사업권 편취 의혹을 보완 수사하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에선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재수사가 진행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허인석)는 지난해 12월 18일 경찰이 송치한 윤 총장 장모 최모(75) 씨의 추모공원 관련 사건을 보완 수사하라고 같은 달 29일 지휘했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올해 1월부터 검·경 수사권조정이 시행됨에 따라 지난달 8일 해당 지휘를 요구로 변경했다.
이 사건은 노모씨가 지난해 1월 경기 양주시 추모공원의 경영권을 장모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강탈했다며 경찰청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노씨는 최씨와 김씨가 추모공원 시행사 주식을 위조해 자신을 해임했고, 사업권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라 지난달 27일 노씨를 불러 추가 조사했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조차 “재수사로 수사 방향자체가 바뀌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장모 최씨는 이와 별도로 성남시 토지 매입 과정에서 가짜 은행 잔고 증명서를 만들어 사용한 혐의(사문서위조·의정부지검)와 경기도 파주에 불법 요양병원을 설립해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의료법위반·서울중앙지검)로 각각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형사1부장 유력' 거론됐던 허인석 3부장이 재수사 지휘
일각에선 윤 총장이 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를 앞두고 교체를 요구하고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에서 검찰 소환까지 언급되는 등 악재가 겹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총장 장모 수사로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이 장모 의혹 수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형사3부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며 사실상 재수사를 개시하도록 한 것도 주목할 점이다. 허인석 형사3부장이 지난 22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이성윤 지검장에 반기를 든 변필건 형사1부장 대신 1부장으로 거론됐던 유력 후보였기 때문이다.
허 부장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 ‘반윤(反尹)’인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과도 가깝다. 지난 2015년 심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휘하 검사였고, 심 지검장이 2019년 남부지검 1차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형사5부장으로 호흡을 맞춘 연이 있다.
최근 심 지검장이 2015~2016년 강력부장이던 시절 수사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원정도박 사건과 관련 법조계 비리 게이트에 연루됐다며 한 시민단체가 수사 의뢰한 사건을 배당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親與 “윤석열 장모 엄벌하라” 집중 공격도
여당도 장모 최씨를 엄벌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주장하며 윤석열 총장을 비판해왔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윤 총장 장모의 통장 위조 사건은 동양대 표창장 사건처럼, 윤 총장 부인의 주가조작 사건 연루 수사는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처럼 수사해야 중립과 공정을 입에 올릴 수 있다”면서 “남의 가족은 없는 죄도 뒤집어 씌워 매장시켜놓고 자기 가족은 있는 죄도 묻어버리려는 윤 총장은 이미 자격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공동대표를 지낸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와 ‘조국백서’ 추진위원장이었던 김민웅 경희대 교수 등 친여권 인사들은 지난해 9월 윤 총장 장모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 윤 총장 장모와 관련된 질문에 헛웃음을 지으며 “제가 (윤 총장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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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