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가능케 할 미생물 기반 단백질 고품질 생산 시스템 개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화학생물공학부 서상우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 의약품부터 산업용 효소 생산, 탄소중립을 위한 바이오리파이너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적용 가능한 미생물 기반 단백질 고품질 생산 유전자 발현 시스템 설계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재조합 단백질은 인슐린 등 바이오 의약품부터 세탁세제와 같은 산업단백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된다. 단백질은 온전한 길이와 구조를 갖춰야만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미생물에서 합성된 재조합 단백질은 여러 단계의 정제과정을 거친 후에 사용된다. 지금까지 생산공정의 수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목적 단백질의 발현량을 높이거나 세포 내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충하기 위한 균주 개량기술이 개발됐다.

그러나 ‘전사’와 ‘번역’이 동시에 일어나는 미생물의 유전자 발현 시스템에서는 전사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대로 번역돼 불완전한 단백질을 합성하기 때문에 프로모터(전사효율)와 5‘ UTR(Untranslated region, 비번역부위) 공학으로 발현량을 높일 경우 손상된 주형(mRNA)에서 합성되는 불완전한 단백질의 양도 함께 증가한다.

서상우 교수팀이 새롭게 개발한 단백질 품질관리 시스템(ProQC)은 기존의 발현시스템을 이해하고 새롭게 발굴된 생물학적 부품들을 재설계함으로써 비손상 mRNA만을 주형으로 사용하게 만드는 고품질 단백질 생산 시스템이다. 진핵세포에서는 전사가 완료된 mRNA에서 번역이 개시되는데, 이를 모방해 미생물에서도 3’ 말단이 번역개시를 조절하도록 Toehold switch(trans-activating RNA의 개선된 형태로 trigger RNA가 발현돼 5’ 말단과의 상보적인 결합을 통해 RNA 구조를 풀면서 번역이 개시됨)를 재해석해, mRNA의 3‘ 말단에 cis 형태로 trigger 서열을 삽입했다.

재설계된 발현시스템에서는 전사과정이 끝나야 3’ 말단의 cis-trigger가 노출되고 바로 이 cis-trigger가 동일한 mRNA 5’ 말단의 구조(번역개시를 억제하고 있는)를 풀어주면서 단백질 합성이 시작된다. 이때 mRNA는 5’ 말단 서열의 일부와 3‘ 말단 서열의 일부가 결합한 상태로 원형이 된다.

새로운 유전자 발현 시스템인 ProQC 시스템을 다양한 단백질에 적용해 본 결과 개발된 DNA 카세트를 적용한 미생물이 온전한 길이의 단백질을 150%~250%가량 더 많이 합성했으며 자연적 발현 시스템에서 불완전 단백질이 많이 합성될수록 개선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ProQC 시스템의 실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대사산물의 생합성 경로에 도입했고 목적 단백질의 발현카세트만 바꿨음에도 기존 시스템 대비 ProQC 시스템을 적용한 미생물에서 대사산물 생산성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서상우 교수는 “이 연구에서 개발한 유전자 발현 시스템은 미생물 스스로 고품질의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합성하게 만들며, 기존의 재조합 단백질 생산 전략에 한 단계 더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기 때문에 미생물 세포공장 기반의 바이오 의약품, 산업용 효소 등을 포함하는 재조합 단백질과 탄소중립을 위한 바이오 화합물 생산공정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2월 5일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지인 ‘네이처 화학 생물학(Nature Chemical Biology)’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 개발 Korea Bio Grand Challenge 사업,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