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PERSPECTIVE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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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자동차 생태계 돌아보기
코로나 위기 속에서 희망을 꿈꾸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온탕과 냉탕을 넘나들며 여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그 중심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자리했다. 자동차 축제라고 할 수 있는 모터쇼나 모터스포츠 상당수가 열리지 못해 팬들에게는 실망감이 컸다. 반면 국산 메이커 현대·기아의 국내외 소식은 새 도약을 다짐하게 했다. 여러모로 환경의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하는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1. 코로나 팬데믹으로 행사와 경기 줄줄이 취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오프라인 모터쇼를 강행하려 했던 제네바 국제 모터쇼. 1931년부터 시작돼 9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모터쇼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처음으로 취소됐다. 급속도로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막대한 사망자가 속출한 이탈리아와 가까운 지리적인 여건도 대회를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대회 개막 나흘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모터쇼뿐만이 아니다. F1은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를 전격 취소한데 이어 캘린더를 유럽 중심으로 다시 짜야 했고, 대부분의 경기를 관중 없이 치렀다. WRC는 7개 경기로 챔피언십 최소요건을 겨우 만족시킬 수 있었다.

2. 현대, 정의선 시대 개막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정몽구 회장에 뒤이어 10월 14일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출범 10년 만에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시키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정몽구 전임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의선 신임 회장은 취임 메시지로 ‘고객’을 필두로 ‘인류, 미래, 나눔’ 등을 강조했다. “그룹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어야 하며,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적이고,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이동 경험을 실현시키겠다.”라고 표명했다. 12월에는 첨단 로봇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전격 발표해 큰 화제를 모았다.

3. 현대, WRC 2년 연속 챔피언 거머쥐어


현대는 WRC 최종전 몬자 랠리에서 매뉴팩처러즈 챔피언 2연패를 확정 지었다. 시즌 내내 토요타와 치열한 난타전 끝에 일구어 낸 쾌거다. 누빌이 개막전인 모나코, 타나크가 에스토니아에서 우승했고, 소르도가 이탈리아를 잡아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 모터스포츠팀의 안드레아 아다모 감독은 WRC 2연승의 공을 모두 팀원에게 돌렸다. 팀의 에이스 티에리 누빌, 든든한 백업 드라이버 크레이그 브린, 전력 상승에 힘이 된 오이트 타나크, 랠리의 전설 세바스티앙 로브 모두 ‘한 팀’임을 강조하며 기쁨을 나눴다. 아울러 야리 후투넨이 i20 R5를 몰고 WRC3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4. 도로교통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



국회가 의결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 2건으로 구성된 이른바 민식이법이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2019년 9월 스쿨존에서 사망한 9살 김민식 군의 사고를 계기로 개정된 법률이다. 하지만 법 시행 9개월 여가 지났지만 지자체별로 효과가 있는 곳도 무용지물인 곳도 생기는 등 편차가 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민식이법은 억울한 사람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닌 최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보인다며, 폐지 또는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5. 기아 텔루라이드, 북미권 권위 있는 상 휩쓸어



기아의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2020 북미 올해의 차’, ‘모터트렌드 올해의 SUV’, ‘카앤드라이버 10 베스트’, ‘2020 세계 올해의 자동차’까지 섭렵하며 위상을 떨쳤다. 람다 V6 3.8L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텔루라이드는 최고 출력 295마력, 최대 토크 36.2㎏·m의 4륜구동 방식이며, 국내 출시한 팰리세이드보다 20mm가 길고 15mm 넓다. 특히 세계 올해의 자동차상은 자동차에 주어지는 상 중 최고의 영예로 꼽힌다. 텔루라이드는 2019년 2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이후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받아 70여 개 자동차 분야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6. 쌍용, 새 주인 찾기



쌍용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쌍용의 지분을 75%에서 30% 이하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새해 첫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쌍용 지분을 두고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가 성사되면 새로운 투자자가 대주주로 올라서고, 마힌드라는 쌍용 지분이 30% 이하로 낮아진다.”라고 밝혔다. 한편 쌍용은 지난해 12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이 쌍용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는 2월까지 미뤄졌다. 마힌드라는 이때까지 지분을 완전히 매각하겠다고 이야기했다.

7. 퍼스널 모빌리티, 탑승자-보행자간 안전 문제 해결 방안 시급


지난해 12월 10일 도로교통법의 개정으로 전동 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 장치의 자전거도로 통행 허용과 이용 연령이 완화됐다.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최고속도 25km/h 미만, 총중량 30kg 미만인 퍼스널 모빌리티 중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개인형 이동 장치’로 정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정하는 안전기준 준수 여부가 확인된 제품에만 도로교통법이 적용된다. 앞으로는 운전면허가 있어야 퍼스널 모빌리티를 운전할 수 있고, 보호장구 미착용·2인 이상 탑승 시 범칙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탑승자와 보행자 사이의 사고에 대한 문제 해결 방안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 한국 닛산 공식 철수


한국 닛산이 지난해 5월 28일 국내 철수를 공식화하고 12월 말부로 영업을 종료했다. 2004년 3월 한국닛산을 설립한 지 16년 만이다. 국내 판매 모델은 닛산 브랜드로는 전기차 리프와 함께 알티마, 맥시마, 무라노, Z, GT-R 등 7개, 인피니티는 Q50, Q60, QX50, QX60 등이 있었다. 닛산의 한국 시장 철수는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시작됐으며, 그 이전에는 한국 법정의 ‘일제 전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강제 징용자에 대한 배상 판결과 재산 몰수 명령’에 따라 반감이 커졌다. 아울러 유니클로 경영자의 막말도 불매 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9. 전기차 충전비 상승과 구매 보조금 하락


‘그린 뉴딜’을 강조하며 전기차 보급을 대폭 늘리겠다는 정부가 오히려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 할인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기차 차주들은 충전요금이 최대 3배나 올랐다며 울상을 짓고, 민간 충전 사업자는 이용자가 대폭 줄어든 충전기에도 기본요금이 부과돼 수입 없이 부담만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 내부에서도 특례 할인제 축소로 인한 파장을 인지하며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 요금을 받는 한국전력의 재정 적자가 심한 상황이라 소비자의 입장이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10. 탄소포인트제, 자동차에도 적용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지난해 4월부터 자동차 탄소포인트제 참여자를 선착순 6천명 모집한다고 공지했다. 자동차 탄소포인트제는 운전자가 주행거리를 단축하거나 급가속·급제동 없이 친환경 운전을 했을 경우 실적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다. 경제속도 준수, 급출발·급가속·급감속·급정지 줄이기, 공회전 않기, 에어컨 줄이기, 자동차 가볍게 하기, 정보운전 생활화, 주기적 점검과 정비, 유사연료와 무인증 첨가제 미사용, 친환경 자동차 선택하기 등을 실천한 다음 산정 기준에 반영하면 된다. 인센티브는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모바일 상품권으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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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