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작년 산업생산 0.8%↓..20년 만에 첫 감소

통계청 2020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소비 -0.2%, 설비투자 6.0%..서비스업 '직격탄'

 산업생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래 처음 전년보다 감소했다.

특히 거리두기 여파로 서비스업 생산이 2.0%나 감소해 충격을 더했다. 소비도 17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全) 산업생산(원지수, 농림어업 제외)은 전년보다 0.8%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지수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래 산업생산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금속가공 등에서 감소했으나 반도체·기계부품 등이 수출 호조에 탄력을 받으면서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이 2.0% 감소하며 전체 산업생산 지수를 끌어내렸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부동산 등에서 증가한 반면 숙박·음식점, 운수·창고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 뒷걸음쳤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도 0.2% 감소했다. 이는 2003년(-3.1%) 이후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해 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10.9%)가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12.2%)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0.4%) 판매가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심했던 전문소매점(-10.8%), 면세점(-37.5%), 백화점(-10.6%) 등의 감소가 컸다. 무점포소매(22.9%), 승용차·연료소매점(7.2%), 슈퍼마켓·잡화점(1.6%), 대형마트(1.2%), 편의점(0.8%) 등은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6.0% 늘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6%) 투자 급증에 힘입은 결과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0.3%) 투자는 감소했다.

내수 위축에 따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3%로 전년 대비 1.9%포인트(p) 낮아졌다. 제조업 가동률이 이같이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67.6%) 이후 처음이다.

건설기성은 2.3% 감소했으며, 건설수주는 15.8% 증가했다.


산업생산을 지난해 12월만 떼놓고 보면 생산과 소비, 투자가 1년 전보다 모두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가 기록됐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3.7%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이 3.7%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반도체(11.6%)와 기계장비(10.0%)가 늘어 자동차(-8.6%) 등의 감소세를 만회했다.

12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4.5%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1.1% 감소했다. 작년 8월(-1.9%) 이후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보험(4.6%) 등 증가에도 거리두기 강화 여파로 숙박·음식점(-27.3%), 운수·창고(-3.2%) 등이 줄어들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은 음식료품 등 판매 호조로 0.2% 증가하면서 작년 10~11월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설비투자는 0.9% 늘었다. 운송장비(3.4%)와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0.2%)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경기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보합, 0.5포인트 상승을 나타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현재 경기 수준을 나타내며, 선행지수는 앞으로 6~9개월 뒤의 경기 상황을 보여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한 것은 이로써 7개월 연속이 됐다. 이는 2016년 11월~2017년 7월 이래 최장 기간 상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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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