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채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현장에서 바로 음주 측정을 하고 인근 파출소에 임의 동행해 신원을 확인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전날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문씨의 신원은 운전 면허증을 통해 확인했다. 특별한 진술은 없었다.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음주 사고 발생 시 통상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과 신분 확인을 하고 귀가시킨 뒤 나중에 기일을 잡아 다시 불러 조사한다”라면서 문씨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씨가 누구와 어떻게 귀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생활이라 공개하기 곤란하다. 본인이 운전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문씨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문씨가 이날 출석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경찰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문씨가 음주 사고를 내기 전 신호를 위반한 정황이 CCTV 등에 포착된 것과 관련해 다른 법규 위반 여부도 조사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조사 전이라 말씀드릴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문씨의 구체적인 음주량은 진술받은 것이 아직 없고 약물 검사의 경우 강제로 시행할 근거가 없어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문씨의 공개 소환 여부에 대해 “전혀 논의한 바 없다. 이제껏 해온 대로 일반적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51분쯤 서울 용산구 해밀톤관광호텔 앞에서 술에 취한 채 몰던 현대 캐스퍼 차량으로 차로를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닥쳤다. 택시 기사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문씨의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9%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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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