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식 조합장 뇌물혐의 등으로 재판 중
범죄항목 ‧ 범행수법 ‧ 범죄수익 등 역대급
본지, 제보 확인한 9가지 추가 범죄 공개
△1탄: 특경법상 뇌물죄와 배임죄 약 27억
△2탄: 업무상 배임과 횡령 약 12억
△3탄: 사기, 사문서위조, 전자금융법 위반 등 다수 혐의
“초대형 최고급 범죄백화점이네요. 범죄혐의는 마천루이고 범위는 바다랄까요. 갖은 범법과 비리 방법을 총동원해 범죄 수익을 최대치로 긁어모은 꼴입니다. 재개발주택조합 관련 소송을 많이 맡아봤는데, 조합장이 이런 방법으로 이렇게까지 해먹은 경우는 처음 봅니다. 애꿎게 조합원들이 피해 보기 십상이네요. 사법 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신속한 재판도 중요하지만, 조합원들의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해 보입니다.”
정 조합장 관련 공소장과 추가 제보 내용, 관련 증거물을 확인한 법무법인 A 변호사의 말이다. 재개발조합 소송 전문 A 변호사는 조합장의 비리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조합원이라며 사업 차질을 우려했다. 자칫 사업 일정이 꼬여 사업성이 나빠질 수 있고, 범죄자의 범죄 수익은 알든 모르든 고스란히 조합원의 쌈짓돈으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A 변호사는 이문1구역 정비사업 과정에서 일어난 우여곡절과 비리 조합장의 구속 내용을 낱낱이 꿰고 있었다.
이문1구역 재개발 사업은 2008년 조합설립인가가 떨어지면서 출발했다. 2010년 사업 시행인가, 2017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 철거가 이루어졌다. 이후 2021년 8월 착공신고를 하고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해 내년 초에 입주가 예정되어 있다.
조합 관련 갈등과 비리가 불거진 건 2016년 말 관리처분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분담금 갈등이 불거졌고, 철거업체와 관련해 조합장 배임 횡령 비리가 밝혀졌다. 이로써 1대, 2대 조합장이 연달아 구속되었고, 조합원들은 임시총회를 열어 이들을 해임했다.
정금식 씨는 2018년 조합 임원 보궐선임으로 조합장을 맡았다. 조합원들의 응원과 기대 속에 6년이 흐른 지금, 정 씨 역시 특가법상 뇌물죄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 적시된 그의 범죄혐의는 특가법상 뇌물, 특경법상 배임, 현금청산자를 부동산업자 등과 공모하여 조합원으로 만들고, 무허가 건축물을 부동산업자와 공모하여 가족 명의로 차명 보유하고, 사기 혐의, 용역업체 선정 시 이중 계약, 수억 원대의 이주촉진비 불법 집행 관여 의혹, 횡령 혐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등 ‘줄줄이 사탕’이다.
정 씨의 범죄혐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본지는 재판 중인 공소사실 외에 정 씨의 아홉 개에 달하는 추가 범죄행위를 제보받았다. 제보를 받은 건 봄이 저만치 가고 여름이 이만치 오던 지난 5월이었다. 제보자는 믿기 어려운 범죄행위를 구체적이고 상세한 증거를 통해 기정사실로 못 박았다. 이에 본 지는 4개월여 취재 기간에 부동산팀과 법조팀을 가동해 제보자의 제보 내용과 증거에 대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본지가 취재를 통해 확인한 정 씨의 범죄는 현재까지 모두 9가지이다. 먼저, 특가법상 뇌물죄이다. 정 씨는 철거업체에서 받은 뇌물죄로 재판 중인데, 추가 혐의가 있다. 정 씨가 조합장 지위를 이용해 인테리어업자인 이 모 씨에게 이문1구역 ‘정비기반시설공사용역계약’을 약속하고, 인테리어업자는 정모 씨(정금식의 딸)가 신혼집으로 거주할 정금식 씨의 5층 주택에 인테리어 공사를 해주었다. 이후 ‘마감재 공사’ 등을 주겠다는 조건으로 정 씨의 작은댁(문정동)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도(합계 6천만 원) 해줬다. 명백한 추가 뇌물죄이다.
두 번째는 특경법상 배임죄 관련이다. 정 씨는 22억 5,000만 원의 용역비로 불필요한 ‘이주촉진용역계약’을 체결해 조합에 손해를 끼쳐 배임죄로 기소되었다. 이와 관련해 정 씨는 용역업체 대표 고 모 씨와 공모해 가족, 친인척, 지인, 부동산중개업자 등 허위로 이주 촉진대상자에 만들었다. 그리고 이들을 통해 정 씨는 적게는 1,500만 원부터 많게는 5,000만 원까지 편취했다. 이와 관련한 허위 대상자와 금액은 이문1구역 조합의 “이주현황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정 씨는 그동안 범죄행위와 관련하여 공모자 또는 정 씨에게 우호적인 조합원에게 ‘이주촉진비’ 또는 ‘주거이전비’, ‘영업 손실보상금’ 등으로 입막음한 정황도 있다.
본지는 취재 중에 이문1구역 조합원을 만났다. 정 씨 비리 관련 취재 중임을 확인한 그 조합원은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분통이 터집니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더니 감방 간 1, 2대 조합장보다 더해 먹었더라고요. 재판받는 거 말고도 큰 게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공소장에 나타난 범죄혐의는 대부분 조합원과 가족 친인척 등이 대상이었지만, 하도급 공사와 관련한 비리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예비비로 잡아둔 300억 중에서 사라진 90억 원의 향방과 도곡동 오피스텔에 숨긴 현금 전달책인 박모 씨의 역할 등에 대해 이미 알만한 조합원들은 다 압니다. 재판 중에 그 정체가 밝혀질 것이라더군요. 심지어 도곡동 오피스텔 몇 동 몇 호까지 알려졌으니까요. 아무래도 정 씨는 최대한 땡기고 감방 가겠다는 심산이지 싶습니다.”
본지는 9가지 추가 범죄 의혹과 관련해 정 씨에게 입장을 물었다. 지면을 통한 소명과 반박 기회도 주겠다고 알렸다. 이에 정 씨는 본지에 “귀하에게 반박할 의무 없습니다. 이**, 김** 씨 등에게 사주받아 작성된 허위내용 자료로 즉각적으로 고소할 것이니 알아서 하세요”라며 “협박성 보도 언중위까지 갈 준비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문자 하지 마세요. 문자 남기면 협박이며 상대방 취재 시도 했다는 거짓 주장으로 판단합니다”라는 답변을 보냈다. 의혹을 부인하고, 오히려 취재기자를 협박하는 태도로 일관하며, 사실관계에 대한 소명은 없었다.
이후 본지는 정 씨에게 “시공사에서 이주비 명목으로 받은 300억 중 90억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더군요. 그걸 강남OOO 조합에 예치하고, 강남 도곡동 오피스텔 금고에 현금을 숨겼다는데 이건 맞습니까?”라고 물었는데 정 씨는 아무 답이 없었다.
본지의 이후 관련 보도는 3~9번째 범죄 의혹으로 이어진다. 독자 제위의 관련 제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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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