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 ‘공공의 갑질’ 마포시설관리공단 편] ① 『마포시설관리공단 이춘기 이사장, 직권남용·사전담합 등 피소... 경찰조사 착수, 왜?』
마포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포시민사회연대 이경주 회장(72세)은 지난 1월, 마포시설관리공단 이춘기 이사장과 김재연 상임이사에 대한 검찰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해당 사건은 마포경찰서에 배당됐고, 의혹을 제기한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이 회장이 제출한 진정서는 “2018년 9월말, 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상임이사로 각각 취임한 두 사람. 이춘기 씨와 친구 사이로 알려진 고엽제전우회 적폐조사위원회 조 모 씨를 마포시설관리공단 사무실에 불법으로 입주시켰고, 조 모 씨가 만든 A유통이라는 회사가 마트매장 운영권을 낙찰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기·직권남용·사전담합 등의 혐의가 의심된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과거 해당마트 운영사업자 선정 과정을 살펴보면, 기준 자체도 엄격할뿐더러 지난 3년간 매출실적 자료와 함께 재무제표증명원 및 예금잔고증명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매일한국은 이춘기 이사장이 주장하는 해당 규정을 확인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분석했지만, ‘적격심사를 못하도록 하는’ 그런 규정은 없었다. ‘시행령’ 13조와 14조에 따르면, 입찰의 자격을 엄격히 규정하고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마포구의회 강명숙의원은 “해당 마트를 운영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데, 자본금 1천만 원에 유통경험도 매출도 전혀 없는 회사가 80억 원이 넘는 보증금부터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하며 “무자격자를 골라내는 것은 마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춘기 이사장은 “최고가 경쟁입찰은 전 세계적으로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투명하고 가장 공정한 입찰시스템이다”고 주장했다.
◆A유통, 마트매장 쪼개서 전대하려다 덜미...“계약파기 했기 때문에 문제없어”
진정인 이 회장은 “A유통이 마트운영을 목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기보다, 마트 자리를 나누어 보증금을 챙긴 뒤 이른바 ‘먹튀’ 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A유통이 B축산에 보증금 5억과 매출액 12% 조건에 전대계약(재임대)을 한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B축산은 계약당시 다농마트와의 명도소송은 5월중에 끝나며, 6월중에 마트를 개점한다는 A유통 측의 말에 속아 계약을 하게 됐다. 계약금 1억을 입금하고, 잔금 4억을 주기 위해 A유통 측에 담보를 요구 했고, A유통 측이 제공한 부동산이 담보가치가 없는 것을 알게 된 후 계약금 1억 원을 돌려받았지만, 2천만 원의 소개 수수료는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진정서와 자료에는 이춘기 이사장과 조 모 씨가 사전담합행위를 했다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A유통 측이 B축산 측과 규정에 없는 점포 재임대 과정에서 스스로 밝힌 사실이다“고 밝히며 “조 모 씨 측이 임대 입찰을 받기위해 자신들이 A유통을 설립했다”고 실토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회장은 “조 모 씨와 이춘기 이사장의 사전모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재임대는 계약(규정?)위반이다. 그런데도 관리공단이사장이 재임대 인가해주면 가능하도록 계약서에 명시돼있다. 공공기관건물은 재임대를 절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포농수산물시장 내에서 전대는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마포구의회 조영덕 의장은 “이춘기 이사장은 저와 이필례 의원님께 조 모 씨는 모르는 사람이다며 떳떳하게 말했다”며 이춘기 이사장의 거짓말을 지적하면서 “지금와서 아는 사람이다. 처음부터 떳떳하게 아는 사람이라고 말 못하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 온비드를 통해 입찰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한다. 마포구민이 바보가 아니다. 공신력을 훼손했다. 특별감사를 진행하자. 구민들이 이해하고 납득 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감사해 주시길 바란다.”며 제안했고 의회는 그것에 동의했다.
◆전대 업체 관계자들 회유 의혹
이와 관련하여 매일한국은 팩트 확인을 위해 B축산 대표에게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B축산 대표는 “그 일은 생각하기도 싫다. 또 할 말도 없다”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재차 연락을 시도한 끝에 B축산 관계자와 어렵게 통화할 수 있었다. B축산 관계자는 “A유통은 정말 나쁜 기업이다. 온갖 거짓말로 우리를 속였다. 소개비 2천만 원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한국은 B축산 관계자와 만날 것을 제안했고, 다음날 C축산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으나 B축산 관계자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도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매일한국은 마포농수산물시장 상인들의 생각을 듣기위해 상인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C축산 전무가 이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시장 내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는 정보를 얻었으나, C축산 전무는 관련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 회장은 “A유통이 B축산에게 계약금 1억 원을 돌려주면서 본 계약을 비밀로 해줄 것을 부탁했고, 따로 각서까지 요구해 써줬기 때문에 기자를 만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며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니 당연히 관련자 누군가가 회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유통 대표이사, 전대 계약 인정... 마포구청, 확인 시 “경고, 시정요구, 계약해지 등 절차에 따를 것”
A유통 대표이사는 매일한국과의 통화에서 “B축산과의 계약한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그 계약 취소됐다”며 계약 사실은 인정했다. 만나자는 제안은 거절했고, “메일이나 메시지로 질문해주면 답하겠다”고 했지만, 질문지를 보낸 후 더 이상 연락을 받지 않았다.
매일한국은 이춘기 이사장과 조 모 씨에게 팩트 확인을 위해 수차례 걸쳐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춘기 이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조 모 씨 사무실 전화는 수신이 거부된 상태다. 이춘기 이사장은 사무실에 출근한 상황이 확인됐지만, 전화연결은 되지 않았고 문자 메시지로 보낸 질문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이춘기 이사장 전 여비서, 입찰 끝나고 돌연 퇴사 미스테리... “집이 멀어서 퇴사했다”
매일한국은 취재과정에서 마포시설관리공단 이춘기 이사장의 전 여비서가 입찰이 끝난 후 돌연 퇴사한 사실을 확인했고, 어렵게 전 여비서와 전화연결을 시도했다. 퇴사 사유를 묻는 질문에 여직원은 “집이 멀어서 그만두게 됐다”고 답했다.
마포구 관계자와 제보자에 따르면 “최근 마포시설관리공단 직원을 모집하는데 무려 600대 1의 경쟁력을 보였다”며 “이처럼 들어가기 어려운 회사를 그만둔 것은 필히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다. 입찰 당시 이춘기 이사장 비서로 일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공의 갑질’ 시리즈 제2탄에서는 『입찰 시기 “이춘기 이사장·A유통 대표 등 관련자 만남이 수시로 있었다”는 새로운 증언』을 보도한다. 이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때 이춘기 이사장과 A유통 등 관련자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또 서울시와 마포구청 등 감독당국들과 경찰이 어떤 처분을 내릴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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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