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과 갈등에 임시숙소로 분리
사망 전날 외로움·어려움 등 토로
사망일 점호 생략 오후 시신 발견
경찰 이첩도 않아… 관리 부실 비판
사망 원인 불명… 타살 흔적은 없어
전역을 앞둔 20대 병장이 부대원들과 격리 차원에서 ‘나홀로 숙소’ 생활을 하다가 17일 만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장병에 대한 일선 부대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1일 오후 국방정보본부 예하 모 부대에서 병장 A씨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처음 발견됐을 때 A씨는 이불을 덮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근무 도중 발생한 일로 A씨와 함께 생활하는 것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병사들이 나오자 격리 조치의 일환으로 부대 막사에서 약 100m 떨어진 숙소에서 혼자 머물고 있었다. 해당 숙소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임시숙소로 쓰였던 건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전역이 12월로 얼마 남지 않았고, 본인 의사 등을 고려해 분리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에 대한 해당 부대의 관리에는 허점이 있었다. A씨는 식사를 병사들이 마친 후에 혼자 먹었고, 사망 전날 저녁에는 다른 병사에게 외로움과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가을 날씨로 춥다고 부대 관계자에게 개선을 건의하는 일도 있었다.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도 사망 당일 오후 1시50분쯤이었다. A씨에 대한 아침 점호가 없었기에 오후에 발견됐다. 그나마도 물건을 찾으러 왔던 간부가 우연히 목격했다. 인원 관리를 매우 중시하는 군부대가 분리 조치된 병사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과 더불어 사망 당일 오전 A씨가 생존한 채 건강이 악화하고 있었다면 점호 등 기본 절차를 통해 인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가 혼자 17일을 지낸 것은 ‘근신 징계는 15일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군인사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망이 확인된 시점은 분리 조치가 이뤄진 지 17일 만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 사망 원인은 ‘불명’으로 청장년급사증후군일 가능성이 단서로 추가됐다. 군사경찰은 외부침입 및 타살 흔적이 없다는 점과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민간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지 않았다. A씨에 대한 관리 소홀 문제를 들어 중대장 등 관계자 징계를 요청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군 검찰에서 수사 중이며 지난 4월 말 군 검찰로 사건을 송치하면서 징계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중대장과 다른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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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