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소용돌이’로 병원체 잡는 칩 나와…“질병 조기 진단 돕는다”

한양대·연세대 연구진, DNA·RNA 농축 효율 높이는 전처리칩 개발

▲ 한국연구재단은 이준석 한양대 교수와 신용 연세대 교수, 곽노균 한양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이 나노 단위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로 병원체와 DNA, RNA의 농축, 추출 효율을 높여 조기에 질병을 검출할 수 있는 일회용 칩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pixabay
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과정 없이 질병의 조기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일회용 전처리칩(BSNFs-chip)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준석 한양대 교수와 신용 연세대 교수, 곽노균 한양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이 나노 단위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로 병원체와 DNA, RNA의 농축, 추출 효율을 높여 조기에 질병을 검출할 수 있는 일회용 칩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현재 쓰이는 DNA, RNA와 같은 핵산 추출 기법의 경우, 복잡한 처리 과정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고 오염과 시료 손실의 위험이 높다. 특히 무증상 또는 전증상 기간 동안에는 병원체와 핵산 농도가 낮아 질병의 검출과 조기 진단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고체 표면에 핵산을 부착시키는 ‘표면 결합 메커니즘’ 기반의 기존 핵산 추출법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미끄러운 미세 유체칩에 3차원 미세기공을 갖춘 나노구조 필름을 부착했다. 그 결과 비표면적을 높인 새로운 시료 전처리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나노구조 필름은 기공 내 나노소용돌이를 만들어 유체의 역학적 흐름을 촉진시키고, 입자와 표면 간의 충돌을 증가시켜 병원체와 핵산의 포획 효율을 크게 높였다. 개발된 전처리칩으로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분석을 수행한 결과, 기존의 핵산 추출법보다 100배 더 높은 감도를 보였다.

이어 연구진은 수 나노미터(㎚) 거리에 위치한 두 나노 소재 간에 일어나는 에너지 전이 현상을 이용해 핵산을 검출하는 발광 공명 에너지전달(LRET) 분석법을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신속하고 간편하게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PCR 분석 없이도 개발된 칩과 분석법을 이용하면 시료 전처리부터 결과 도출까지 50분 이내에 수행해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인 현재의 보건 위기 상황에서 감염병 대응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진단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범위의 의료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월 14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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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