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복판에 尹대통령 “오픈 축하” 화환…진위 여부 ‘논란’

무신사 4월 도쿄 팝업 행사
대통령 명의 축하화환 받아
주일대사관 “보낸 적 없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 4월 일본 도쿄 하라주쿠 팝업스토어에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화환이 놓여 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매일한국이 취재한 결과 주일본대사관 측은 화환을 보낸 적이 없는 것으로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직접 보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화환이 대통령 표장을 사용하지 않았고, 민간기업의 해외 팝업스토어 오픈 행사에 대통령이 직접 축하 화환을 보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짜 화환’이 무단 사용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팝업스토어 행사 당일 윤석열 대통령 명의의 화환은 입구 앞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여있었다. 윤 대통령 화환 옆에는 무신사 앰버서더로 활약 중인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포스터도 나란히 붙었다.

무신사는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서 지난 4월 7일 ‘서울에서 출발, 도쿄에서 처음’을 주제로 팝업 스토어를 열고 16일까지 열흘간 운영했다. 6일에는 걸그룹 뉴진스(NewJeans)를 비롯해 일본의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가 참석하는 사전행사도 있었다. 무신사는 행사기간 약 3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일본대사관 측은 윤 대통령 화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정부 부처에서 보내온 것으로 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발신자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또한 화환 배치 이유 등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진위 논란과 별개로 대통령 표장 등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해외에 대통령 명의 화환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은 국가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대통령 표장은 행정규칙인 ‘대통령표장에 관한 공고’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봉황 한쌍이 무궁화를 보호하는 듯한 대통령 표장은 대통령의 연설 시 연단과 대통령 선물, 서신, 대통령기, 전용기, 관용차 등에 쓰인다.

다만 대통령 화환에 대한 특별한 규정은 없으며 최근 대통령 화환에는 대통령 표장 아래에 대통령 직책과 이름만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신사 행사에 놓여진 화환은 한자로 쓰여져 있고 대통령 표장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대통령실이 보낸 화환이 아니라면 법적 소지가 문제될 수 있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은 공직·계급 등의 명칭을 거짓으로 꾸며 댈 경우(관명사칭 등)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 명의를 이용한 가짜 화환 소동은 종종 있어왔다.
2021년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장례식에서는 ‘박근혜 화환’이 등장했다가 가짜로 밝혀지자 진짜 화환으로 대체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전 씨의 빈소에 당시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근조화환이 도착했다. 이 화환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화환 옆에 자리해 조의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가짜 화환으로 밝혀지면서 유족들이 서둘러 치워졌고 진짜 화환이 뒤늦게 도착했다.

2018년 문재인정부 당시에는 한 유튜버가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문구가 적힌 화환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화환이나 꽃다발은 ‘대통령 문재인’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임종석’ 명의로만 보낸다”며 청와대에서 보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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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