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됐던 '푸틴 정적' 나발니, 3주 만에 시베리아 교도소서 소재 확인

복역 도중 지난 6일부터 행방 묘연
미국 "나발니 석방·반체제 인사 탄압 중단" 요구

▲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5월 17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법정에서 영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수감 도중 행방이 묘연해졌던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의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비로소 확인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측근들의 부패·비리를 고발해온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그는 지난 6일부터 연락 두절 상태였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를 찾았다"며 "그는 현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하르프에 있는 IK-3(제3교도소)에 있다"고 밝혔다.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건 야르미시가 마지막 접견을 했다고 밝힌 지난 6일 이후 거의 3주 만이다. 나발니는 2020년 독살 시도를 당한 뒤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가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해왔다. 이전까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235㎞ 떨어진 멜레코보의 제6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앞서 나발니는 수감 중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며 교도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석해왔다. 그러나 지난 7일과 11일 온라인 법원 심리에 불참하고, 변호인의 면회가 차단되면서 그의 신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나발니의 동료이자 반부패재단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이번에 나발니가 이감된 제3교도소가 러시아 최북단에 있고 고립된 교도소 중 한 곳이라면서 "분명 처음부터 러시아 당국이 특히 대선을 앞두고 그를 격리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내년 3월 17일 대선을 앞두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것을 환영하면서 러시아에 반체제 인사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 국무부는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나발니의 안녕과 그의 부당한 구금 상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라면서 나발니를 조건없이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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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