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장, 바이든 탄핵 조사 지시

▲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의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하원의장 사무실 앞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을 위한 공식 조사 착수를 요청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 차남 헌터 바이든이 대통령 후광을 이용해 해외에서 여러 사업계약을 통해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했다며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공화당 강경파의 압력을 받아왔다. AFP연합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의장이 12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조사를 시작하도록 했다.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공식 탄핵 조사 절차를 개시할 것을 각 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바이든 차남이 대통령 후광을 업고 외국 업체들과 계약하면서 부당 이익을 취했다며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 의혹이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공화당은 사실상 탄핵절차를 밟기 위한 조사를 개시했다.

매카시는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탄핵절차를 시작하라는 강경 보수파의 압력을 받아왔다. 일부 극우파는 신속히 조사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의장직에서 축출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매카시는 강경파의 압력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이달 30일 미 정부 폐쇄를 막기 위한 예산 한도 증액 협상도 현재 진행 중이어서 강경파의 지원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매카시는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의사당 사무실 밖에서 바이든 차남의 부정은 "권력 남용, 방해, 부패로 볼 수 있다"면서 "하원에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매카시는 이어 "이때문에 오늘 하원 각 위원회에 조 바이든 대통령 정식 탄핵 조사를 개시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그러나 탄핵과 관련한 어떤 직접 증거도 아직 제시하지 못했다. 바이든 차남 헌터 바이든이 외국에서 사업을 통해 대통령에게 금전적으로 이득을 줬다는 의혹만 제기하고 있을 뿐이다.

백악관은 탄핵 조사 개시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백악관 감독조사국 대변인 이언 샘스는 탄핵조사 개시를 '극도로 정치적인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샘스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포스트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지난 9개월간 대통령에 대해 조사했지만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바로 그(매카시)의 공화당 의원들이 그렇게 말해왔다"고 지적했다.

샘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카시가 탄핵표결을 다짐했다면서 그는 지원 세력이 없어 변덕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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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