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 전면 불매”…‘후쿠시마 오염수’ 中 포털 반응 봤더니

▲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 ‘핵오염수방류(核污染水排海)’를 검색한 결과 1억개가 넘는 게시물이 나왔다. 바이두 캡처
중국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에 대해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포털사이트와 언론도 반일 감정과 일본 불매 운동 등 강경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4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를 발표하고, 31일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공식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 국민들의 반일 감정도 고조돼 식당 내 일본인 출입 금지부터 일본 단체여행 취소 등 불매 움직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에 ‘핵오염수방류(核污染水排海)’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1억개 이상 나온다. 바이두는 핵오염수방류를 전문 테마로 설정,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검색 페이지 상단에 일본의 오염수 방류 기사를 고정하고, 그 아래에 오염수 팩트체크 코너를 배치했다. ‘핵오염수≠핵폐수’, ‘핵오염 식품을 먹은 결과’ 등 게시물을 클릭하면 오염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중국 전문가 인터뷰 영상이 나온다.

오염수 관련 일정을 타임라인으로 만들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행사, 국제적인 반대 움직임 등 날짜와 시간을 함께 표기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공식 행사로 ‘9월 6일 오전 10시 일본 관료들이 유럽연합 관료를 초청해 후쿠시마 음식 시식회를 열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한 눈에 들어 왔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한국 정부의 동향도 볼 수 있다. 최근 타임라인에 ‘지난 2일 일본 시민단체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 고발, 8월28일 한국 야당과 시민단체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오염수 방류 관련 중국 누리꾼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있는 베스트댓글 기능도 오른쪽 상단에 고정됐다. 지난 7일 오전 8시(현지시간) 올라 온 댓글 3만7000여개 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일본제품을 전면 불매해야 한다’로 2만6000명이 넘게 공감했다. 이 댓글에는 ‘도요타 불매를 해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한다’, ‘진작 사지 말았어야 했다’ 등의 찬성과 ‘생각은 너무 좋지만 현실은 가혹하다’, ‘너 휴대전화 카메라부터 부숴야 한다’ 등 불매운동이 쉽지 않다는 반대 의견이 공존했다.


연관검색어에는 ‘해산물을 먹을 수 있을까’, ‘사람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일본 핵오염수 방류가 가져올 악재’ 등 오염수 방류에 대한 기초적인 물음이 많았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미국의 태도와 반응을 묻는 검색어도 다수였다.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에 대한 미국의 태도’라는 검색어의 관련 게시물은 1억개가 넘었다. 주요 연관검색어로는 ‘미국은 왜 일본 핵폐수 배출을 걱정하지 않는가’, ‘미국은 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가’ 등이 있었다. 또 ‘핵오염수가 언제 중국에 도착하는가’, ‘중국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을 해역은 어디인가’ 등 오염수가 중국에 미칠 영향도 인기 연관검색어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정책 실패로 나빠진 민심을 이번 사태를 통해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이지용 계명대학교 인문국제대학 교수는 “현재 중국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좋지 않아 민심 동요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장 고전적인 방법인 외부의 적을 설정해 시야를 밖으로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5명 중 1명 이상이 실업 상태다. 일시적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실질 실업률은 46.5%로 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역시, 최근 북중러 협력이 강화되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 이 교수는 “일본의 방류 기간 동안 중국은 이를 밀고 나갈 것”이라며 “중국의 반일 감정은 장기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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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