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마지막 설득’ 실패…일본 어민 “방류 반대 변함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8년 전 약속 저버리고 방류 강행할 듯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21일 도쿄 총리실에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과 만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면담하고 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어업인들이 안심하고 생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필요한 대책을 계속 취하겠다고 말했으나, 사카모토 회장은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AFP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바다 방류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마지막 설득을 위해 어민 단체장과 만났다. 어민 단체는 “반대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방류를 막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2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회장과 만나 “어업인들이 ‘지금까지와 같이 어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하는 이상 안전하게 완수하고 또한 안심하고 생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필요한 대책을 모든 책임을 지고 설사 수십년에 걸쳐서라도 대응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로 인해 수산물이 팔리지 않는 등 이른바 ‘소문 피해’에 대해서도 기존 예산에 더해 별도 자금을 확보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소문 피해’ 대비 기금으로 300억엔 그리고 어업을 지속할 수 있기 위한 지원책으로 500억엔 규모 기금을 마련했다면서 어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사카모토 회장은 “어업인과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한 처리수(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 어업인들도 과학적 안전성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하게 됐다. 그러나, 과학적 안전과 사회적 안심은 다르다”면서 “과학적으로 안전하다 해서 소문 피해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에 앞서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염수 방류를) 여전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 정부를 가로막는 가장 큰 난관은 어민들의 반대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지난 2015년 후쿠시마현어업협동조합과 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해 “관계자 이해 없이는 어떤 처분도 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어민들은 이를 근거로 일본 정부를 추궁해왔다. 일본 정부 역시 이 약속 때문에 어민들을 최대한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어민들의 이날 반대에도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이달 중에 오염수 방류를 결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기시다 정부는 2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오염수 방류 시기를 공식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약 133만t)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적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30~4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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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기자 다른기사보기